쌍용차, 美 HAAH 투자계약 눈앞…‘차입금 상환’ 변수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연합]

쌍용자동차와 미국 완성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이르면 이번 주 투자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3000억원을 웃도는 단기 차입금이 최대 변수로 지목되는 가운데 유동성 해소 전략에 눈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AAH는 이번 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최종 서명 또는 ‘바인딩 오퍼(구속력 있는 인수제안서)’을 제안할 예정이다.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우려가 불거지기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이다.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는 동시에 신차 출시 계획의 순차적인 이행을 위한 목적이다. 계획대로라면 쌍용차의 미국 진출과 함께 평택공장의 EV(전기차) 제조 허브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관건은 지분율에 따른 차입금 상환 여부다. 앞서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업계가 예상하는 HAAH의 투자금은 수천억원 수준이다. 실제 HAAH의 연매출 규모는 2000만 달러(한화 약 240억원)에 불과하다. 6500억원 규모의 쌍용차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HAAH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체리자동차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IB업계도 HAAH가 쌍용차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고자 체리차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외국계 금융기관들과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지분을 51% 초과 유지해야 대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 규모는 3069억원이다. JP모건, BNP파리바, BOA 등 외국계 금융기관에 상환해야 하는 대출액만 1490억원이다. 일부 상환, 일부 연장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지만, 상환 연장 기간이 짧다.

업계 한 관계자는 “HAAH가 쌍용차를 소유하기 위해선 외국계 금융기관의 대출을 연장할 수 있는 별도 계약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마힌드라 신용에 따른 대출 연장이 이뤄진 만큼, 새 투자자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AAH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본사를 둔 완성차 유통사다. 중국의 체리차가 부분적으로 HAAH를 소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체리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반타스(Vantas)’ 브랜드를 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내년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할 계획이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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