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기대했지만…” 정부도 역성장 인정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우리경제의 성장 전망과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 양상을 띠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소비가 꿈뜰대던 지난 5~7월에만 해도 하반기 반등 기대가 형성되며 일부 기관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하기도 했으나, 지난달 중순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이에 후반기에도 경기위축이 이어지는 L자형 침체지속 가능성이 높다.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도 역성장이 불가피한 쪽으로 인식을 바꾸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이 종식되거나 백신 또는 치료제가 개발되기 이전까지는 경제가 종전의 성장 경로로 복귀하기 어려워 보인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경제분석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하향조정돼 -1~-2% 수준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이례적으로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0.2%에서 1.3%포인트 하향한 -1.1%로 수정했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0.2%에서 -1.3%로 1.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3% 플러스 성장 전망에서 -0.5%로 0.8%포인트 내렸다.

이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5월 이후 진정세를 보이던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심화됐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 중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게 전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선 상반기부터, 전세계적에선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전제했다”며, 하지만 “하반기 코로나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하고 주요 국제기구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경제성장률 실적치(-0.7%)도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는 하위 시나리오(연간 -1.6%)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내 코로나 재확산 이전인 지난달 4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0.4%포인트 상향조정했던 것과 대비된다. 당시 OECD는 한국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조치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 차단과 양호한 2분기 실적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OECD는 16일 중간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으로 이후 상황 변화를 감안해 다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을 바꾸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4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추가 확산 및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3분기 경제회복이 크게 제약받고 있다”며 하반기 반등론을 사실상 접었다. 앞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부도 순성장(플러스성장)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하반기에 방역을 진정시키고 수출을 회복시켜 역성장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우리경제의 키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쥐고 있는 셈이다. 경제위기를 우려해 섯불리 방역을 느슨하게 할 경우 경제적 후폭풍이 오히려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때문에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면서 경제활동을 지속시킬 수 있는 비대면 중심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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