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2년 마다 새 구청사 생긴다

동작구 신청사가 들어서는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조감도. [각 자치구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국면 속에서 서울 자치구들이 신청사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행정 수요에 맞춰 보건소·구의회·소방서 등을 한 데 모아 통합청사를 짓는 계획인데, 감염병 등 긴급 사태에도 불구하고 구정의 우선 순위를 신청사 건립에 두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15일 종로구, 동작구, 강서구, 광진구 등에 따르면 신청사 건립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들 자치구 청사는 종로(1922년) 광진(1967년), 강서(1977년) 등 노후 청사들로, 오래 전부터 신청사 건립계획을 세웠다가 지자체의 호화 청사 논란 등 비판 여론을 의식해 연기해 오다 최근 들어 절차를 서둘러 밟고 있다.

각 자치구 계획대로라면 동작구가 2022년, 종로구와 광진구가 2024년, 강서구가 2026년에 새 청사를 준공한다.

종로구는 신청사 건립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해 당선작을 14일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 청사와 종로소방서 자리에 구청, 구의회, 구보건소, 서울특별시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로소방서 등 6개 기관이 들어서는 통합청사다. 14층 규모다. 구는 임시청사를 인근 민간건물을 임차해 내년 3~6월에 이전한다. 임시 소방서는 계동 현대건설 사옥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한다. 새 청사는 2022년 착공, 2024년 완공하는 일정이다. 현 부지에 건축비만 약 2600억 원이다.

광진구 구의자양 재정비촉진지구 내 통합청사 조감도. [각 자치구 제공]

동작구는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에 따라 이달 중 철거, 오는 11월 착공, 2022년 준공하는 일정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영도시장 일대(1만4025㎡)에 지상10층 규모로 구청, 구의회, 보건소, 판매시설(특별임대상가) 100곳 등을 갖춘 복합청사를 짓는 계획으로 총 사업비는 2866억 원이다. LH가 먼저 재원을 투자해 신청사를 건립한 뒤 기부채납하고, 구는 그 대가로 현 노량진 청사부지를 LH에 넘기는 ‘기부대 양여’ 방식이다. 구 관계자는 “노량진 땅 값이 장승배기 지역에 비해 더 높기 때문에 신청사 건립은 예산 낭비가 아닌 잉여 재원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광진구는 KT부지와 옛 동부지법·지검 자리에 조성하는 ‘구의자양 재정비촉진지구 첨단업무 복합단지’(자양동 680-63 일대) 사업과 병행해 통합청사를 신축한다. 지상 18층 규모에 총 사업비는 1631억 원이다. 연내 서울시 투자심사, 관리처분계획 인가, 연말 또는 내년 초 착공이 목표다. 2024년 12월 완공하는 일정이다.

강서구 신청사는 마곡지구(마공동 745-3호)에 대지 2만 256㎡, 건축면적 5만 2152㎡로 지상 10~11층 규모다. 김포공항 인근 고도제한의 영향으로 용적률이 30%에 그친다. 구청과 구의회, 보건소, 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통합청사로 건립비용은 총 2431억 원이다. 연내 서울시 투자심사, 공유재산 심의 및 관리계획 승인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 토지매매계약, 설계에 나서며 2026년 말 준공이 목표다. 구는 약 700억 원 가치로 예상하는 현 화곡동 청사를 서울시에 매각을 추진한다. 강서구 관계자는 “부지를 시에 매각 추진하는 이유는 추후 필요시설이 도서관,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이어서”라고 했다.

강서구 마곡지구 내 신청사 조감도. [각 자치구 제공]

신청사 건립비가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만큼 구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사업의 당위성은 인정되나 주민 복지 등이 후순위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달 광진구의회에선 제3차 추경 심사 때 한 구의원이 “이번 추경이 실질적인 명분은 코로나19에 대한 추경인 것 같이 보여지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많은 액수가 반환금과 신청사 부분, 기금 적립, 각 부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3차 추경에서 코로나19 직접 예산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국가예방접종 사업 6억 2000만원이지만, 신청사 건립기금은 61억원이 편성됐다. 다만 구는 “침체된 지역 내 소비 촉진에 도움이 되며 지역가치를 높이고 구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반 조성”을 위한 편성이란 입장이다.

지난 7월 종로구의회에선 신청사건립기금이 매년 150억 원씩 전입금으로 적립된 탓에 종로구 기금 총 규모의 87%에 이르러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종로구의 생활임금은 25개 자치구 중 24위로 최하위에 버금가는데, 그 이유로 신청사 건립을 위해 10여년동안 긴축재정을 한 점이 꼽혔다. 생활임금은 구 산하기간 직간접 채용 근로자, 민간위탁 근로자 등에 적용돼 민생과 직결된다. 다만 자치구들은 신청사 건립 시 건설 일자리 창출,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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