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음란물 범죄 최대 29년 3개월…대법원,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마련

김영란 양형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법원이 최근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처음으로 양형기준을 마련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범죄를 두 건 이상 저지른 경우 징역 29년 3개월까지 처해지는 등 엄단 방침을 세웠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을 발표했다. 전날 전체회의를 통해 양형기준을 신설한 위원회는 “디지털 기기 또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특성상 범행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피해가 빠르게 확산돼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객관적이고 엄정한 양형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양형기준을 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범죄는 징역 5~9년을 기본으로 권고한다. 죄질이 나빠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면 최대 19년 6월까지 권고형량이 대폭 늘어난다. 상습범의 경우 29년3월까지 징역형을 권고했다.

이밖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한 경우 최대 징역 18년, 배포범죄도 징역 12년을 권고한다. 제작자가 아닌 구매자도 기본 10월~2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가중처벌할 경우 4년6월까지 처벌하도록 기준을 정했다.

특히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거나, 가정 파탄, 학업 중단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엔 가중처벌된다. ‘n번방 사건’ 과 같은 ‘다수인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형량을 가중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범행에 전문적인 장비나 기술을 사용한 경우에 있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 또는 실행을 지휘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경우’, ‘인터넷 등 전파성이 높은 수단을 이용해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 등을 포함한다.

반대로 피해 회복을 위해 제작·수입된 성착취물을 유포되기 전 즉시 삭제·폐기하면 특별 감경인자로 감안해 형량을 상대적으로 낮춘다. 유포된 성착취물을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자발적으로 회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두터운 보호의 필요성도 고려했다. 다른 범죄의 종류와 달리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에도 감경 요소를 ‘특별’ 이 아닌 ‘일반’ 으로 고려해 형량이 줄어들 수 있는 여지를 좁혔다.

또 불특정 또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하거나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에는 감형이 불가능하도록 ‘감경요소를 반영할 수 없다’는 제한규정도 마련했다.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아 법원에 일정한 금액을 공탁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한 양형요소인 만큼 감형 사유로 고려하지 못하도록 했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을 정함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다. 원칙적으로 구속력은 없으나, 법관이 양형기준을 이탈하는 경우 판결문에 양형이유를 기재해야 해 합리적인 사유 없이 양형기준을 위반할 수는 없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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