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계승’ 스가, 김정은 만나나?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로 임하겠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 내정자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출마 전부터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해온 스가 신임 총재는 일본인 납북 문제와 북핵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해결 의지를 드러냈지만, 그간 막혀 있던 북일 관계 정상화는 어렵다는 전망이 여전하다.

1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스가 총재는 선거 직전 납북 피해자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아베 내각이 강조해온 납북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스가 총재는 “나 역시 관방장관으로 총리 직속 납치문제대책본부에서 일해왔다”고 강조하며 “북한과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 외교 소식통은 “스가 총재는 그간 납치 문제 담당 장관으로 피해자 가족들과 자주 만나왔다”며 “아베 총리가 퇴임 발표 때도 ‘납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한’이라고 말했던 만큼, 관련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가 총재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출마 기자회견을 비롯해 최근 그가 언급한 납북자 문제 해결 언급이 모두 아베 총리의 발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도쿄와 평양에 연락 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했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공약과 달리 스가 총재의 공약은 아베 총리의 언급에서 진전된 게 없다”며 “그간 납북 문제 장관을 오랫동안 맡아오며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스가 총재 역시 기대감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스가 총재가 그간 주요 현안마다 북한과 대립각을 세웠던 아베 내각을 계승하겠다고 자처한 만큼,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 노력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북한은 아베 총리가 수차례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지만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지난 2002년과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아베 내각에서는 한 번도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스가 내각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방위 구상을 연내에 완성할 것으로 알려지며, 양국 간 관계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만큼, 양국 고위급 만남이 재개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것이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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