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대출한도 반토막”…씨티銀 대출영업 잡음

여의도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진수(가명)씨는 지난 6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직장인 신용대출을 알아보던 중 씨티은행의 대출상담사를 알게 됐다. 김 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회사명과 소득, 현재 대출 현황을 일러줬고 상담사는 소득만 따졌을 때 한도 1억2500만원, 금리 2.8~3.2%가 예상된다고 안내했다. “당행 우수기업으로 등재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주일 뒤 이 상담사는 대출 조건을 한도를 6500만원, 금리 3.9%로 정정했다. 은행 내부신용등급 체계에 변경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정도라도 받자’는 생각에 김 씨는 필요서류(건보료 납부확인서, 근로소득세증명 등)를 준비해 보냈다. 그런데 상담사는 대출을 실행하기로 한 날이 되자 “소득금액이 당행 시스템상 80%밖에 인정을 못 받는다”며 한도 2000만원(금리 4.1%)으로 다시 낮춰 안내했다.

김 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은행은 “대출상담사가 초기 상담 과정에서 현 직장의 재직기간 등의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해 고객의 업무처리에 불편을 줬다”면서도 “당행의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권 신용대출이 폭증하는 가운데 일선 대출모집인의 대출 취급 과정에 잡음이 들린다. 김 씨의 경험처럼 처음엔 좋은 조건을 제시하다가 이후 실제 대출한도·금리를 낮추는 경우다.

이는 주로 외국계은행의 사례다. 대표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은 대출모집인들이 신용대출 영업을 담당한다. 국내 시중은행와 비교해 영업점 등 비대면 채널이 적기 때문에 모집인 의존도가 높다.

은행 등 금융사는 금융감독원의 대출모집인 모범규준을 바탕으로 개별 상담사 또는 모집법인과 위탁계약을 맺는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은 여신정책 상 위탁 대출상품 목록에서 신용대출은 제외했다.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만 취급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점의 취지와 달리 영업이 이뤄지거나 중복대출을 일으키는 등 리스크가 커 신용대출을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의 대출상담사들은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을 찾는다. 씨티은행은 승인받은 전단지만 주요 회사 게시판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온라인 재테크·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대출상담을 해준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대출을 문의하는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상담을 유도한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대출 안내가 중구난방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4월 내부 신용대출 여신정책을 보수적으로 고쳤다. 대출이 가능한 은행 자체등급 범위를 4단계에서 2단계(A~B등급)로 좁혔다. 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였다. 이 기준은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선 모집인을 통해 상담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런 심사기준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본점이 현장 상담사들의 영업품질을 일일이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소비자는 “(씨티은행은) 확실한 한도를 영업점이나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구술하는 정보를 감안해 대출 조건을 설명할 수 있는 있으나 고객의 신용등급과 제출서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출상담사들의 자의적인 홍보 등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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