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데이터]이제 법의 심판대로, 기로에 선 윤미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인근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대책마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그의 의원직 유지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윤 의원의 유무죄를 떠나 그가 촉발한 회계 부정 의혹은 위안부 피해자 인권 운동의 대의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의원은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8개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를 받은 지 4개월 만이다.

윤 의원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당원권 행사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의원은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 발표가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30년 역사와 대의를 무너뜨릴 수 없다”며 “재판에서 저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를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의원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게 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무죄를 받을 확률은 평균적으로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한국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지방법원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비율은 약 3.5%로 집계됐다. 피고인 100명 중 97명은 유죄 판결을 받는 셈이다.

윤 의원이 유죄 판결이 나게 되면 그는 곧장 의원직을 두고 갈림길에 서게 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형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윤 의원의 가장 대표적인 혐의는 보조금관리법 위반이다. 재판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보조금을 수령한 사실이 확인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썼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윤 의원은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모금을 하고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약 1억원 정도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업무상 횡령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윤 의원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는 단순히 그의 의원직 상실로 끝나지 않는다. 윤 의원에 대한 법원 판단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이번 정의연 사태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된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의 역사에 상처를 남긴 것은 물론, 시민단체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행정안전부는 당장 윤 의원의 검찰 기소 소식 직후 정의연의 기부금 모집 등록 말소 여부 검토에 나섰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남긴 과제도 적지 않다. 정의연 사태는 지금껏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시민단체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시민단체의 기부금과 후원금 모금 과정의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윤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직전 비례위성정당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에 헌신한 공로가 컸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 의원의 기소로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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