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느니 물려준다” 증여채무액 2조원 돌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증여받은 재산에 포함된 채무액이 한해 2조원을 넘었다. 문재인 정부 기간 주택 거래 관련 세금 부담이 강화되면서 절세 목적의 ‘부담부 증여’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국세청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15~2018년간 증여현황’에 따르면, 2018년 증여재산가액 28조 6000억원 가량 중 채무액은 2조 2164억원이었다. 2015년 8453억원에서 4년여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채무액의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2015~2016년에는 8453억원에서 1조 1373억원으로 2920억원 증가했으나, 2017년 들어 1조 5276억원으로 3903억원 늘었고, 2018년에는 무려 6888억원이 급증, 2조원대로 올라섰다.

증여 내 채무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등 고강도 규제가 꼽힌다. ‘싸게 파느니 차라리 물려주자’는 추세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전세나 대출을 낀 상태에서 자녀 등에게 물려주는‘부담부 증여’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산에 포함된 채무액을 제하고 증여세가 계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2018년간 부동산 증여 규모는 토지는 2015년 3조 7482억원에서 2018년 8조 4982억원에 증가했다. 주택 등 건물 또한 3조 124억원에서 7조 7725억원에 늘어났다. 2020년 1분기 아파트 증여 건수가 1만 6758건에 달한 만큼 2019~2020년의 부담부 증여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기간 다주택자의 물량을 시장에 풀어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지만, 증여를 급증시키는 풍선효과를 불러왔다”며 “부담부 증여가 늘어날수록, 청년세대의 자산 격차가 대폭 확대될 것이다. 다음세대의 양극화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급하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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