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명에게만 언더파를 허락한 US오픈, 디섐보 생애 첫 메이저 우승

브라이슨 디섐보가 18번홀을 마친 뒤 우승이 결정되자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좁은 페어웨이, 깊은 러프, 건드리기만해도 볼이 질주하는 그린….

선수들에게 극한의 스트레스를 안기기 좋아하는 USGA(미국골프협회)의 악명높은 코스세팅 속에 펼쳐진 제120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보란듯이 언더파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언더파 성적을 기록한 선수였다.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치고 우승한 선수는 1955년 잭 플렉(미국) 이후 디섐보가 처음이다.

디섐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59야드)에서 열린 제120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2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디섐보는 2위 매튜 울프(이븐파 280타)를 6타 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브라이슨 디샘보가 17번홀 그린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보드가 보인다.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가 눈에 띈다.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디섐보의 PGA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이자, 그의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기도 하다. 필드의 과학자로 불릴만큼 독특한 클럽과 플레이스타일, 지나치게 신중해 늑장플레이로 비난을 듣기도 했던 디샘보지만 이번 US오픈 서바이벌게임의 승자가 되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전날 5타를 줄이며 2타차 선두로 올라섰던 매튜 울프와 디섐보의 경쟁이 흥미를 끌었던 최종라운드였다.

1타 줄이기가 하늘의 별따기같은 코스였지만, 반대로 1타 잃는 것은 여반장(如反掌) 같은 코스이기도 했다. 이는 그대로 결과로 나타났다.

선두 울프가 3번홀 보기를 범하고 디섐보가 4번홀 버디를 잡으면서 간단히 공동선두가 됐다.

보통 US오픈에 나서는 선수들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려놓는데 집중한다. 러프에 떨어질 경우 파는 커녕 보기를 범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섐보는 달랐다.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긴 것에 전혀 아랑곳하지않고 장타를 날린 뒤 그린을 공략하는 디섐보의 플레이가 먹혀들어갔다.

실제로 디섐보는 3라운드에서는 3차례, 일요일에는 6차례밖에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게 23개에 불과했을 만큼 '정확성 보다 장타'를 고집했고 자신의 방식대로 우승컵을 가져갔다. 지난해보다 무려 18㎏을 불리며 근육질로 변신한 디섐보의 장타는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혹독한 댓가를 치룰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하던 USGA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렸다.

로리 매킬로이는 “일반적인 US오픈 챔피언들이 하는 플레이와 완전히 상반되는 디섐보를 보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9번홀에서는 두 선수 모두 이글을 잡아내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경쟁을 이어나갔다. 이때까지 디섐보가 1타를 앞섰지만 후반에서 승부가 완전히 갈렸다.

디섐보는 버디 1개만 기록하며 1언더를 기록한 반면, 울프는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까지 기록하며 우승권에서 사라졌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임성재(22)는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치고 최종합계 9오버파 289타로 22위를 차지했다. 한자릿수 오버파 이하를 기록한 선수도 22명에 불과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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