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프랜차이즈 개혁, 정부 입법으로 재추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대폭 올리는 정책들이 다시 추진된다. 지난 20대 국회서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려다 자초되자 이번엔 정부 입법으로 시도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할인행사를 하려면 미리 일정 비율이 넘는 점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신규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려면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을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해 관계자와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후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광고·판촉행사, 가맹점주 사전동의 얻어야=개정안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가맹점 부담으로 광고·판촉 행사를 하려면 사전에 일정 비율 이상의 가맹사업자로부터 의무적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행법은 가맹본부가 먼저 행사를 한 다음 비용을 가맹점에 사후 통보하도록 해 점주들이 행사 실시 여부와 비용 부담 비율을 미리 알기 어려웠다.

2019년 가맹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세일 행사를 하기 전에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이 92.2%에 달하는 등 불만도 컸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어느 정도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비율은 업계 현실과 의견을 고려해 시행령을 제정할 때 확정하기로 했다.

반대 의견에 행사가 무산되지 않도록 동의하는 가맹점만 참여하는 분리 판촉 행사도 허용했다.

이밖에 본부가 가맹점주로부터 기금을 받고 이를 재원으로 행사를 열 경우 이미 양자 간 비용부담 수준이 결정된 점을 고려해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등 예외를 인정했다.

공정위는 "행사를 하기 전에 사업자에게 통지하고 동의 절차를 거치게 되면 부당한 비용 전가 행위 등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점주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가맹본부가 금전출납기를 비롯한 POS 프로그램이나 전자게시판 등 다양한 방식을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신규 가맹본부, 직영점 1년 이상 운영해야…임원 운영도 직영점으로 인정=신규 가맹본부로 등록하고 가맹점을 모집하기를 원하는 업체는 1년 이상 직영점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없으면 정보공개서 등록이 거부될 수 있고, 이 경우 가맹점을 새로 모집할 수 없다.

다만 가맹본부 임원이 운영한 점포도 직영점으로 인정하고, 별도의 면허를 받은 사업 등 직영점 운영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신규 가맹본부 설립이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소규모 가맹본부에도 정보공개서 등록 및 가맹금 예치 의무를 부과해 창업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보다 폭넓게 제공하기로 했다.

또 가맹점 사업자단체가 공적 신고 절차를 통해 대표성을 확인받을 수 있도록 가맹점 사업자단체 신고제도 도입한다. 현행법은 가맹점 사업자단체가 본부에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할 수 있게 하나 가맹본부가 단체의 대표성을 문제 삼아 협의에 응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가맹점 사업자단체가 일정 비율 이상의 가맹점이 가입했다는 사실을 신고 절차를 통해 확인받을 수 있게 했다. 또 복수의 가맹점 단체가 협상을 요청하면 본부는 신고된 단체와 우선 협상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지자체에 단순 사실관계 확인만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끝으로 가맹거래사 자격증을 대여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공정위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맹분야에서 공정한 거래 기반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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