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환불’ 물꼬 트이나…국고 지원 명시 법률 개정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대학 등록금 감면 근거를 담은 법안이 의결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 대학 등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등록금 감면 ‘강행’과 국고 지원 여부에 대한 시각 차도 존재하지만 등록금 반환에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학과 대화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24일 대학가에서는 지난 22일 국회 교육위에서 의결한 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김나현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실제로 지난번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었을 때 등록금 감면 논의는 학교 공식 기관에서 할 얘기가 아니라는 얘기도 나왔다”며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된다면 학교에 공식적으로 안건을 상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반갑다”고 말했다. 권순주 연세대 총학생회장도 “총학 차원에서 여러 협의를 거쳐 등심위 소위원회를 구성해 매주 (등록금 반환 관련)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개정안 의결로 관련 논의에 진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대학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거나 시설 이용 제한 생기는 경우 등록금을 면제 또는 감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심위를 통해 감면 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대학이 등록금 면제·감면를 결정하는 경우 국가나 지자체에서 재정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감면 등에 대한 ‘강행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거나 대학에 재정 지원이 세금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위 간사를 맡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등록금 받는 주체가 국가가 아니라서 반환 주체 역시 국가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사학은 적립금이 많을 수 있지만 그 외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학생 수업 질 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며 “직접 지원 대신 간접 지원 방안을 열어 놓고 최소한 통제 장치를 마련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수업에 차질이 빚어진 지 9개월이 넘어가지만 대학 등록금 반환은 일부 대학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청년진보당 코로나 시대 대학생 권리찾기 운동본부’에서 수도권 73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한 등록금 반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등 24개 대학(33%)에서 지난 1학기 등록금에 대한 반환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대학(20%)은 코로나 특별 장학금 형태로 10만원, 3개 대학(4%)은 15만원을 지급했다.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 역시 가중되고 있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김모(25)씨는 “지난 23일 1학기 재학생들에게 등록금의 3%, 약11만원을 돌려줬는데 너무 적다는 여론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각종 방역비, 시설 개선비, 서버 증설 등을 이유로 등록금 필요하다지만 2학기가 돼서도 비대면 강의를 듣는 서버가 터지는 등 혼란이 많다”며 “학교에서 등록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거나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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