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친동생 ‘가짜 계약서’ 판단 유보한 법원…’부친 떠넘기기’ 성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 씨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친동생 조권씨 1심 선고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서는 1심 재판부가 조씨의 가짜 공사대금 채권의 진실성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실상 작고한 부친에게 책임을 떠넘긴 변론 전략을 그대로 받아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에서 조씨는 업무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조씨의 공범들이 이미 배임수재 혐의로 징역 1년~1년6월의 실형이 확정된 만큼, 검찰은 항소심에서 주범인 조씨에게도 배임수재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1심 재판부, ‘공사 후 20년 지나 계약서 진위 파악 어렵다’

문제는 조씨가 가짜 공사대금 채권으로 웅동학원에 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 부분이다. 1심 재판부는 웅동학원 공사 시점이 1996년인 만큼, 20년이 지난 지금 공사대금 채권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채권의 진위성 여부가 중요한 쟁점인데, 사실상 이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조씨는 처음에는 웅동학원 공사를 실제로 하도급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기소된 이후 재판에서는 자신은 서울에 있었고 작고한 부친으로부터 채권을 받은 것에 불과해 진위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하는 쪽으로 변론방향을 틀었다. 작고한 부친이 알아서 했으니 자신은 모른다는 일종의 ‘떠넘기기’ 전략이었다.

검찰은 실제 공사가 1996년이고, 공사대금 계약서가 2006년에 작성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이 채권이 가짜가 명백하다고 한다. 실제 조씨의 부친도 채권이 허위라고 진술한 적이 있고, 검찰은 이 내용이 담긴 컴퓨터 문서 파일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조씨의 부친은 생전에 자필로 문제의 채권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메모를 적었다. 그는 이 내용을 웅동학원 직원에게 건네주고 컴퓨터 파일로 남기라고 시켰다. 실제 이 파일을 생성한 웅동학원 직원은 법정에서 조씨의 부친이 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씨의 부친이 이미 사망해 문건의 작성 경위를 믿을 수 없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 내용이 맞다고 하더라도, 조씨의 부친이 채권을 허위라고 한 것은 웅동학원의 경영상태를 우려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국 부친 ‘채권은 허위’ 언급 문건 증거 채택 안해

여기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무리한 결론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소송법상 문서가 증거로 채택되려면 작성자가 법정에서 자신이 작성한 게 맞다고 진술해야 한다. 하지만 작성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평온한 상태에서 문서가 생성됐다는 점을 입증하면 이 절차 없이도 증거로 삼을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증거채택’의 문제와 ‘내용의 신뢰성’을 혼동한 판결이라고 비판한다. 김 변호사는 “(조씨의 부친이 사망했어도) 문서를 작성한 사람이 법정에 나와서 ‘얘기해준대로 적었다’고 했다면 증거로 인정된다”며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그 다음에 따져야 하는데, 아예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판례 찾기가 거의 어렵다, 특히 하급심에서 증거능력을 부인한 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웅동학원 진입로 공사가 일부 이뤄진 점을 봤을 때 공사대금을 허위로 청구한 게 아니라는 재판부 판단도 문제삼고 있다. 검찰은 1996년 조씨가 보유한 채권에 기재된 공사 자체가 없었다고 보지만, 일부라도 명백히 공사를 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만큼은 허위라고 보는 게 맞다는 것이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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