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美 정계 요동, 기업 속앓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선거유세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주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요청하지 않은 우편투표 용지가 사용될 때 그 선거가 정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편투표로 인한 선거부정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거론, 자신이 패배하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기하는 리스크(위험)가 24일(현지시간) 대선 40일을 남기고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 결과 불복 시사로 정치권은 요동친다. 그가 ‘비즈니스맨’을 자처하며 기업활동에 변덕스럽게 개입, 속앓이를 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 민주주의의 선거”=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거유세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요청하지 않은 투표용지가 사용될 때 선거가 정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런 용지가 쓰레기통과 강에서 발견됐다면서다. 장소를 특정하진 않았다. 앞선 폭스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투표용지는 ‘공포스러운 쇼’라고 했다.

이틀 연속 우편투표로 인한 선거사기를 염두하고 자신이 지면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확약할 수 있냐는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고 즉답을 피해 거부로 해석됐다.

민주당 등 야권은 크게 반발했다. 지난 3월 이후 공개연설을 하지 않던 ‘좌파의 아이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악몽 시나리오’를 들고 나왔다.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독특한 위협을 가해 전례없고 위험한 순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건 도널드 트럼프 대 조 바이든의 선거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 민주주의간 선거”라고 했다. 우편투표 수를 계산하기 전 현장투표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에 따라 미시간 등 경합주는 선거일에 앞서 부재자 투표 결과를 계산토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화당은 뒷수습에 분주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대선 승자는 1월 20일에 취임할 것”이라며 “1792년 이후 4년마다 그랬던 것처럼 질서있는 이양이 이뤄질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마스크를 착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시신이 안치된 연방대법원을 찾아 고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투표로 몰아내자”를 연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일부 여론은 들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조문하러 연방대법원에 갔을 때 시민들은 야유와 함께 “투표로 몰아내자”고 연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있는 곳에선 그 소릴 거의 들을 수 없었다고 했다.

급기야 상원은 평화로운 권력이양 지지를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대통령이나 권력이 있는 누구에 의해서라도 미국 국민의 의지를 뒤집으려는 어떤 혼란이 있어선 안 된다고 적시했다.

▶기업 생사도 좌지우지=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외 기업의 행보와 존립에도 핵심 역할을 하는 걸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정치에 신세를 지지 않고 법의 지배 하에 회사 운영이 가능한 국가였는데, 그 시절이 적어도 방송·통신산업에선 끝난 것처럼 보인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EPA]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 매각 협상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600억달러짜리 틱톡의 운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고 했다. 국가안보 우려로 틱톡을 미국 회사에 매각토록 한 것이라고 말하긴커녕 측근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틱톡 지분 소유 등에 대해서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론한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기업들이 트럼프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면 그를 화나 게 할 때보다 훨씬 쉽게 경영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썼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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