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뮤지션 발굴한 10년…네이버 온스테이지, “영상으로 듣는 시대 열었다”

온스테이지 [네이버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540여팀, 1600여개의 영상을 남기며 실력파 인디 뮤지션을 수면 위로 선보인 네이버 온스테이지가 10주년을 맞았다. 듣는 음악에서, 보면서도 들을 수 있는 고퀄리티 음악 영상으로 대중음악계에 불러온 잔잔한 순풍이 끊김없이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년 온스테이지가 발굴한 뮤지션과 음악, 인디 뮤지션 지원을 위해 걸어온 발자취는 꽤 깊이 새겨져있다.

인디 뮤지션들의 관문인 온스테이지는 네이버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창작 지원 사업으로 2010년 11월 시작됐다.

탱고재즈밴드 ‘라 벤타나’가 스타트를 끊으며 수백여 팀이 온스테이지를 거쳐 고퀄리티 영상과 라이브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온스테이지의 지원 영역은 다양하다. 라이브 영상 콘텐츠 제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라이브 공연, 음원 제작 지원, 수익금은 전액 뮤지션에게 환원하는 등 뮤지션 창작 지원의 영역도 확장해 왔다.

2018년부터는 인디 뮤지션과 크리에이터들의 컬래버레이션인 ‘온스테이지X’를 진행, 뉴트로 열풍을 이끌며 과거의 숨은 음악을 재해석한 ‘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2018년 8월 뮤지션의 라이브 음악에 집중한 ‘원테이크(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이어서 촬영)’로 포맷을 바꾸며 온스테이지 2.0으로 실험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조회 수도 가파르게 급증하여 현재까지 조회 수 2억 회를 훌쩍 넘겼다. 음악 장르도 국악부터 블루스, 월드 뮤직, 힙합까지 수십여 가지에 달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온스테이지는 그동안 출연한 뮤지션을 재조명하는 1ONSTAGE(텐스테이지)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음악팬의 사연으로 20팀의 뮤지션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나에게 온 스테이지’, 온스테이지 10년 음악 기록을 정리해 보는 음악팬 투표 ‘온 픽)On·Pick)’, 온스테이지 베스트 100곡을 음원으로 발매하는 ‘O.O=온리 온스테이지(Only Onstage)’와 한정판 LP 앨범, 플레이리스트, 음원 제작은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인디 뮤지션과 인디음악 10년의 기록을 재조명한다.

‘나에게 온 스테이지’는 10년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음악팬을 위해 기획했다. 지난 7월부터 받은 수백여 건의 사연 중 10가지를 뽑아 온스테이지 뮤지션 20팀이 제한된 시간 동안 음악 작곡하며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인디 뮤지션의 음악 작업 모습과 뮤지션으로서의 매력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신규 음원 제작 지원은 물론 수익금은 전액 뮤지션의 창작지원금으로 환원된다.

1회 영상에서는 스텔라장과 브로콜리너마저가 출연해 첫 직장에서 6개월 만에 퇴사 당한 음악팬의 사연으로 즉석에서 음악을 만들어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2회 영상은 악단광칠과 커먼그라운드가 출연해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는 사연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모습을 담았다. 영상은 23일부터 5주 동안,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네이버TV, V LIVE, 유튜브 등 온스테이지 공식 채널과 10주년 웹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총 10회 영상을 공개하고 신곡 음원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정오마다 공개된다.

또한, 음악팬이 함께 참여하는 온스테이지 10년 ‘온 픽(On·Pick)’ 투표도 진행된다. 온스테이지는 그동안 함께 했던 온스테이지 기획 위원 18명의 솔직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10년의 기록을 재조명했다. 최다 득표를 한 뮤지션에게는 감사 상패와 온스테이지 리마스터 영상 제작을 하고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음악 팬 투표는 오는 10월 4일까지이며 투표 결과는 10월 중순에 공개한다.

그 외 온스테이지 익스클루시브 음원 100곡을 선정해 온라인 음원으로 발매하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 10곡은 오프라인 한정판 LP로 발매한다. 그동안 많은 음악팬들이 온스테이지 영상을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도록 라이브 음원으로 발매해달라는 수많은 요청이 있었고 기획 위원 18명의 선정 과정을 통해 최종 100곡과 한정판 LP를 11월에 공개한다.

박정용 벨로주 대표이자 온스테이지 전 기획 위원은 “‘숨은 음악, 세상을 만나다’라는 슬로건처럼 대표할만한 라이브 영상 채널이 드물던 10년 전부터 변함없이 유지해 온 라이브 영상의 가치와 꾸준히 쌓인 인디음악 10년의 영상 아카이브는 온스테이지만의 차별점이자 충분한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스테이지 전 기획 위원인 윤성현 라디오 PD는 “온스테이지가 뮤지션의 라이브를 어떻게 보여주고 들려줄 것인지 끊임없는 고민으로 음악도 영상으로 ‘듣는’ 시대를 여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지난 10년 사이 라이브 영상 플랫폼의 변화 속에서 기획, 연출, 비평, 창작 등 전문가 집단이 공들여 만든 고퀄리티의 온스테이지 무대가 더 희소한 가치를 갖게 된 것 같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올해로 열 살이 된 온스테이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네이버문화재단 임지인 사무국장은 “10년 전 인기 순위나 유명 뮤지션 중심으로 편중된 음악 시장에서 온스테이지는 실력 있으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제대로 된 라이브 영상에 목말라 있던 인디 뮤지션의 창작 지원을 묵묵히 해왔다”라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뮤지션이 많기에 앞으로도 대중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뮤지션 창작 지원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