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쇼크, 실물경제 엄습…L자형 침체 지속 불가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자 서비스업 생산이 급감세로 돌아서는 등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고 경제활동이 빠르게 재개됐던 5~7월의 반등 기미가 사라지면서 ‘L자형’의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에선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도 등의 확산세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위축이 심화하면서 지난달까지 6개월째 이어진 수출 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신뢰가 정착하기까지는 이런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은 5~7월 반등세를 보이던 실물경제가 8월 중순부터 나타난 코로나19 재확산과 이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급격히 위축됐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6~7월에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였던 전산업 생산이 8월에 전월대비 -0.9%의 감소세로 돌아섰고, 서비스업 생산은 음식숙박업(-7.9%), 도소매(-1.5%)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0% 줄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서비스업 생산이 7월 -1.2%에서 8월엔 -3.7%로 감소폭이 대폭 확대됐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8월 중순 이후에 본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의 경제활동이 급속도로 위축된 것이다. 때문에 9월 지표에는 타격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주요 기업의 신차라인 설비공사 등이 겹치면서 자동차 생산이 전월대비 4.1% 감소하는 등 생산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생산이 부진했음에도 재고가 전월대비 2.1%, 전년대비 3.6% 증가, 재고 부담으로 생산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재조업 평균가동률은 69.6%로 전월대비 0.5% 하락, 70%를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도 제조업을 압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올 가을~겨울 코로나와 인플루엔자(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더블데믹’ 우려도 크다. 코로나 쇼크로 수출은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데 이어 이달에도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정부는 4분기 경기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4분기는 올해를 마무리할 뿐만 아니라 내년 경제가 제 성장경로로 복귀하기 위한 ‘디딤돌’로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4분기가 경기회복 모멘텀을 살리고 내년 경제회복의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4차 추경 조기집행과 연말 이불용 최소화 등 마지막까지 재정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4분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가 조금이라도 확산하면 경제활동이 크게 타격을 받았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이런 불확실한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4분기는 물론 내년도 불안하다. 코로나19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국민들의 신뢰가 형성되기 이전까지는 불안정한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상태로는 과연 언제 코로나19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내년 초가 될지, 아니면 내년 중반 이후가 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장기전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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