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0억 받고 3000억 내는 상속·증여세, 정치권도 주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4900여 억원을 물려받아 3000억원을 세금으로 낸다. 최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약 3200억원과 1680억원의 지분을 증여받아 화재에 오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상상 이상의 증여세로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30억원을 초과하는 증여에 대해 최고 세율 50%에 또 다시 최대주주 20% 할증이 붙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우리의 증여·상속 관련 세금 제도가 만든 화제거리다.

이 같은 세금, 특히 상속세와 증여세 논란에 정치권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헤럴드DB]

▶국세청, 상속·증여세 위해 계좌 일괄검색 급증=지난 5년간 국세청이 상속세 추징 등을 위해 거래 은행의 모든 계좌를 모두 들여다본 ‘금융계좌 일괄조회’ 건수가 265% 늘었다. 하지만 상속세 세무조사 추징액은 오히려 감소해, 무리한 계좌추적으로 납세자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납세자 계좌추적 건수는 2015년 5456건에서 2019년 8212건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특히 납세자의 거래은행 계좌 전부를 한번에 열람한 ‘금융계좌 일괄조회’ 건수는 같은 기간 753건에서 2755건으로 265% 폭증했다.

국세청의 개별조회는 납세자가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특정 지점에 대한 거래내역을 조회하는 것이고, 일괄조회는 해당 금융회사에 개설된 모든 계좌를 조회하는 방법이다. 일괄조회는 납세자의 금융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세법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의 탈루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정 의원은 “국세청은 고액상속인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금융조회도 증가했다고 해명하지만, 행정편의적 조사가 납세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과도한 조사에도 정작 세수 실적은 변화가 없었다. 주로 일괄조사가 이뤄지는 상속세 세무조사 추징세액은 2015년 4974억원에서 2019년 5180억원으로 증감이 크지 않았다.

▶걷기도 전에 건물주=2018년 건물주 미성년자가 번 임대소득은 550억원에 달했다. 심지어 걸음마조차 시작 못한 1살 미만 아기 건물주도 평균 1400만원을 벌었다.

태풍 '하이선'이 북상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 모습 [연합]

양향자 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자 연령별 임대소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임대소득을 올린 미성년자는 모두 6990명이다. 이들의 임대소득은 1434억 원.

임대소득이 있는 소위 건물주 미성년자는 2016년 1891명에서 2018년 2684명으로 42% 증가했다. 임대소득 역시 380억7900만 원에서 548억8600만 원으로 44% 늘었다.

돌도 안된 건물주는 27명으로 나타났다. 총 임대소득은 3억9100만 원으로 평균 1448만 원의 임대소득을 올렸다.

양 의원은 “미성년자 임대소득의 증가는 조기 상속·증여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성년자에 대한 상속·증여에 대한 세금 집행이 제대로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국세청의 꼼꼼한 조사·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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