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세기의 배터리 소송-②]소송만 10년째…격해지는 설전

[헤경DB 사진]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분쟁은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도화선은 2011년 배터리 분리막 관련 소송이었다. LG화학은 당시 SK이노베이션이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특허심판원에 LG화학의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양사는 법원과 특허심판원을 오가며 공방을 벌이다 2014년 11월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분리막 특허와 관련한 모든 소송과 분쟁을 중단하고 합의했다.

당시 체결한 합의서에는 “앞으로 10년간 국내외에서 현재 분쟁 중인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등록 제775310호)와 관련한 특허침해금지나 손해배상 청구 또는 특허무효를 주장하는 쟁송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기했다.

그러나 5년 후 이 합의는 또 다른 소송을 낳았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 LG화학이 분리막 특허 관련 합의를 파기했다며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바로 한 달 전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 '2014년 부제소합의'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월 1심 판결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양사가 합의한 한국 특허(775310)와 LG화학이 ITC에 침해를 제기한 미국 특허(7662517)가 별개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즉각적인 항소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도 양사의 분쟁은 검찰과 경찰 고소 및 각종 소송을 합해 10여건 이상에 이른다.

한편 두 회사의 공방은 법정 밖에서도 치열하다. 이달 들어서만 격주 간격으로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모두 미국 특허침해 소송 관련이었다.

이달 첫 주에는 LG와 SK가 사흘간 각각 2차례씩 이례적인 입장문을 냈다. LG는 SK가 미국에서 자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의 해당 특허(특허번호 994)가 “본래 LG화학 선행기술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억지주장이며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LG화학은 “SK이노가 장외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고, SK이노베이션은 “아니면 말고식 소송”이라며 난타전을 벌였다.

지난 주말엔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재판부에 LG화학에 유리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 발단이 됐다. OUII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특허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며 제재해달라는 LG화학의 요청에 동의하는 의견서를 최근 재판부에 냈다.

LG화학은 이를 환영했고, SK이노베이션은 자신들의 입장이 OUII에 반영되지 않은 의견서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포렌식 과정에서 취득한 자료를 외부로 무단 반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나 갈수록 SK이노베이션은 수세에 몰리고 있다.

미 ITC 재판부는 지난 29일 LG화학이 자사 자료를 무단 반출한 정황이 있어 포렌식을 해달라는 SK이노베이션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포렌식을 하지 못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어떤 자료를 유출했는지 확인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LG화학 측에서 USB를 이용하여 자료를 외부로 이동한 행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LG화학은 소송절차를 악용하여 SK이노베이션의 회사 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려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그러나 “포렌식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LG화학 제재 요청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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