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바지의 마법사’ 김세영, LPGA 진출 6년만에 첫 메이저 우승

감격스런 메이저 우승컵. 김세영이 12일(한국시간) 끝난 LPGA투어 KPMG 여자 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을 따냈다./USA투데이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7)이 드디어 메이저 우승컵을 품었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뒤 6년만에 맛보는 기쁨이다.

김세영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6577야드)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마지막날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경기운영으로 7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박인비(9언더파 271타)를 5타 차로 넉넉하게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64만 5000달러(약 7억4300만원).

지난 5번의 시즌에서 10승을 거뒀고, LPGA 단일 대회 최저타(31언더파) 우승 기록까지 거두며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김세영에게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바로 '메이저타이틀'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입증했다. 김세영은 2014년부터 모두 28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2차례 기록했었다.

장기인 장타와, 두둑한 배짱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역전을 일삼아온 김세영이지만 이번 대회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뒤따라오는 추격자들의 압박감을 이겨내는 멘탈이 필요했다.

브룩 헨더슨(캐나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등 만만찮은 선수들과 챔피언조에 나선 김세영은 찬스가 오면 어김없이 버디를 잡아내며 이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오히려 앞조에서 경기한 박인비의 기세가 볼만했다.

하지만 박인비가 타수를 줄여도 김세영이 바로 달아나는 양상으로 경기가 이어졌고, 마지막 18번홀을 앞두고는 5타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김세영의 메이저 첫 우승은 그렇게 편안한게(?) 확정됐다.

어릴 때 태권도장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태권도를 배우며 체력을 다져온 김세영은 초등학교 때 골프채를 잡은 뒤 중학교 2학년때 한국여자아마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다. KLPGA투어에서 2013년 3승, 이듬해 2승을 거둔 김세영은 자신의 꿈이었던 LPGA투어 진출을 위해 Q스쿨을 치러 통과했고 2015년부터 미국무대에서 뛰엇다.

데뷔 첫해부터 김세영의 진가는 발휘됐다. 2015년 3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차지했고, 2016년 2승, 2017년과 2018년에는 1승씩 따냈고, 지난해에도 3승을 수확해 매년 우승을 거르지 않았다.

김세영은 작은 키(163㎝)가 무색할 만큼 파워넘치는 장타력을 보유했다. 커다란 무기다. 남자 뺨치는 체격조건의 선수들이 즐비한 투어에서 지난해 평균드라이버 거리 12위(266.95야드)에 올라있다. 길어지는 LPGA투어의 코스세팅에서 남보다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고, 그린 공략도 유리해진다. 또한 승부처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과감한 공격스타일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김세영의 매력이기도 하다.

김세영은 당분간 깨어지기 힘든 대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 무려 31언더파 257타로 우승,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이 보유했던 LPGA 투어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을 경신했다.

한편 김세영은 LPGA 통산 11승째를 기록하며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에 이어 신지애(11승)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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