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대단한 모독” ‘부르르’… “키코 불판 인정한적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출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단한 모독’이라며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발언 수정’을 요청했다. 이 의원은 산업은행 홍보실 측에서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며 ‘삼성 사례’를 인용했고, 이 회장은 이것에 대해 ‘대단한 모독’이라고 발언했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저희(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기사에 대해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것 마저 부당한 것이라고 하면 무엇이 정의인지 되묻고 싶다. 게다가 ‘삼성’을 언급하신 것은 대단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의원에게 발언 수정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발언을 하면서 목소리가 떨렸다.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용우 의원이 이 회장에 대한 질의에서 “산업은행 측이 모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 이는 삼성 공소장에 나오는 기사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아니면 가만히 안두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이 있었던 것과 비교된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는 발언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나왔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 의원은 이 회장의 앞자리에 앉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감독원장이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윤 원장은 “저희가 이 문제(언론사 기사수정 요청)를 조사할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할 수 있으면 조사를 하고, 안될 경우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해당 기사를 설명하면서 “이동걸 회장이 ‘키코를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판은 없었다’고 썼다고 한 바로 그 부분이다. 제가 한적이 없는 얘기를 제 인용을 따서 제가 했다고 한 것은 엄청난 왜곡 보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었다. 잠재적으로 소송이 될 수도 있는데 제가 인정을 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손병두 부위원장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상황을 정리한 것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었다. 은 위원장은 “두 곳이 다 국가기관이다”면서 자칫 금감원과 산은 두 곳 수장이 다툼을 벌일 수 있는 사항에 종지부를 찍었다. 금감원은 키코에 대한 배상 책임이 산은에 있다고 배상 결정을 내렸으나, 산은은 금감원의 배상 권고를 수용키 어렵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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