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총수 이재용 시대 개막…반도체, AI 등 미래 사업 개편 탄력 전망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시대'가 개막됐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전장, AI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대가 개막됐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삼성을 이끌어 오고 있다. 201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에 오른 상태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 9조원에 달하는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파운드리 육성 비전 등을 통해 본인의 경영 철학을 분명히하며 그룹 전반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의 와병과 삼성 관련 수사·재판 리스크로 ‘이재용 체제가 완전히 자리잡기에는 적잖은 한계를 보여 왔다. 이에 이 회장의 별세로 앞으로 이 부회장의 ‘뉴삼성’을 향한 변화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승계 및 국정농단 관련 재판과 지배구조 재편,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을 대표로 한 신산업 육성 등이 주요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이 부회장이 비전 제시를 통해 밝힌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의 고도화에 이목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경제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해 3년간 180조원을 새로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규 투자액의 70%가 넘는 130조원을 국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단일 그룹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이었다. 3년간 채용 규모인 4만명은 당초 계획보다 2만명 늘린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때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는 등 그룹 전반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로 올라서기 위해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약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해 4월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삼성은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같은 과감한 시스템반도체 투자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총 8조1200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수치다.

이 부회장의 사업 비전과 함께 이 회장의 별세로 삼성 총수 일가가 이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배구조 변화에도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주식을 이 부회장 등 일가가 상속받으면 세금 부담이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고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배구조 개편도 관심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의혹과 노조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여당에서 추진 중인 삼성 지배구조와 맞물린 보험업법 개정안은 초미의 관심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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