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럼프란 이름의 사나이 찍었다”…멜라니아는 어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주소지로 돼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한 투표소에서 사전 현장 투표를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이 ‘누굴 찍었냐’라고 묻자 “트럼프라는 이름의 사나이에게 투표했다”고 말하며 웃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라는 이름의 사나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주소지로 돼 있는 플로리다주(州)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사전 현장투표를 한 뒤 ‘누구를 찍었냐’는 언론의 질문에 답하면서다. 그는 1년 전께 뉴욕시 맨해튼에서 주소지를 플로리다로 옮겼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를 떠나 오전 9시 53분께 맞은 편에 있는 웨스트팜비치메인도서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했다.

검은색 마스크를 하고 투표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앞에선 이를 벗은 뒤 현장투표와 관련, “매우 안전한 투표다. 용지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우편투표가 선거부정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플로리다 예비선거에선 우편투표를 했고, 모든 종류의 선거에서 선거사기가 일어나는 사례는 극히 적다는 독립적인 연구·정부 검토 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한 투표소에서 마스크를 쓴 채 투표를 한 뒤 기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때 마스크를 벗었다. [AP]

트럼프 대통령에게 플로리다는 이번 대선에게 결코 놓쳐선 안 되는 전략지다. 6개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29명으로 가장 많다.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해야 백악관을 지킬 수 있는 만큼 승부처로 통하고 그래서 그는 전날에도 이 곳에서 두 차례나 유세를 벌였다.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에서 1.5% 포인트차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는 박빙의 상황이다. 6개 경합주 평균으론 바이든 후보가 3.8%포인트 가량 우위인 것보다 차이가 좁혀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투표에선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가 동행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각국 정상이 중요한 투표를 할 땐 내외가 함께 투표소에 나와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보통이고, 2016년 대선에선 두 사람이 함께 투표소에 등장해 표를 던졌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 TV토론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시청자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퇴장 때 손을 잡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토론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 내외가 애정 담긴 포옹을 하는 장면과 대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학에서 열린 마지막 TV대선 토론이 끝난 뒤 무대에 서 있다. 퇴장 때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멜라니아 여사가 뿌리치는 모습도 보였다.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내외가 포옹을 하는 모습과 대조됐다. [AP]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0일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유세도 애초 참석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됐음에도 기침이 멎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참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돕지 않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멜라니아 여사가 유권자 등록 자체를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대선 당일인 11월 3일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현장투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이 주는 플로리다주와 달리 사전 현장투표를 하지 않는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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