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나보타’ 美 진출 물거품되나…ITC “영구 수입금지” 의견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큰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는 큰 기대를 받으며 성공한 미국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대웅제약의 이의 신청에 반대하고 기존 예비판결을 지지하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판결은 다음 달 19일 나올 예정이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 더해 OUII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특히 OUII는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최종 결론이 나올 경우 나보타에 대해 10년이 아니라 무기한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웅제약은 OUII의 의견이 예비판결 때부터 이어진 편향된 의견이며, ITC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의미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대웅제약이 예비판결에 반박하며 이의를 제기했고 ITC는 재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OUII가 다시 대웅제약의 의견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내놓은 것이다. OUII는 의견서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툴리눔 균주를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는 점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대웅제약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보다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더 큰 공익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최종 판결이 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은 무기한 효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OUII가 의견서에 담은 주장은 예비판결 때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ITC에서는 이 주장까지 포함해 재검토한다고 결정했다”며 “편향적 의견이라는 사실을 ITC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일명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2016년부터 갈등을 벌여 왔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디톡스 측은 “전 메디톡스 직원이 균주와 생산공정 정보를 대웅에 넘겼다”며 국내외에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지난해 1월에는 ITC에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공식 제소했다. ITC는 지난 7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웅과 메디톡스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상한 상황이어서 원만한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며 “만약 최종 판결도 예비 판결과 같이 대웅 측에 불리하게 나온다면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국내 소송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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