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다 신규 확진자에도 백악관 “코로나 통제 않을 것”

마크 메도스(오른쪽) 백악관 비서실장이 25일(현지시간)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메도스 실장은 이날 방송에서 “우리(백악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美 CNN 방송 화면 캡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연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란 발언이 나왔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마스크 의무 착용이나 봉쇄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에 미온적이었지만, 팬데믹을 통제하지 않겠다며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25일(현지시간)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우리(백악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독감처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백신과 치료제 등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인위적인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내 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8만명 선을 돌파한 가운데 나온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즉각 성명을 내고 “(코로나19에) 패배했다며 백기를 흔든 것”이라며 “메도스의 발언은 말실수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이번 위기의 시작부터 무엇인지 솔직히 인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우리는 확산을 막기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며 “그것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 [AP]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수백만 명이 미국인들이 고통스러워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측근의 감염으로) 백악관에서 두 번째 확산을 일으킴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확산 통제를 포기했음을 시사했다”고 비판적인 보도를 내놓았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23일 8만3757명으로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24일에도 8만3718명으로 이틀 연속 8만명대를 넘어섰다.

특히, 집계 자료 분석 결과 최소 35개주에서 전주 대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6일 0시(GMT·그리니치 표준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888만8328명, 누적 사망자 수는 23만507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일간 신규 확진자 수. [존스홉킨스대]

스캇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5일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상승 곡선의 가파른 경사면에 있다”며 “‘위험한 분기점(dangerous tipping point)’에 와있다”고 경고했다.

재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백신·치료제 개발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BBC 방송 ‘앤드류 마 쇼’에 출연해 “11월 말에서 12월 초면 백신의 안전성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면서도 “광범위한 일반 백신 접종은 2021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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