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스넬의 조기교체…로버츠 감독은 ‘방긋’·스넬은 ‘분노’

Blake Snell leaves the game
지난 27일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잘 던지던 블레이크 스넬이 6회말 다저스 오스틴 반스에게 안타를 내준 뒤 교체되고 있다.<AP>

LA 다저스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가장 중요한 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는 애매한 투수 교체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탬파베이는 27일(현지시간) 텍사스 글로브 라이프 필드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6회말 1사 1루에서 선발 블레이크 스넬을 내렸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스넬이 1사 이후 오스틴 반스에게 안타를 맞자 마운드에 올랐고, 닉 앤더슨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이날 스넬은 5⅓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의아한 결정이었다. 투구수는 단 73개에 불과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던 스넬은 화가 잔뜩 난 표정이었다.

스넬의 구위에 막혀있던 다저스 타자들은 1사 1루에서 무키 베츠의 좌익선상 2루타와 상대 폭투, 코리 시거의 1루 땅볼 등을 묶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탬파베이는 이날 1-3으로 졌고,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MLB닷컴에 따르면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스넬이 교체되는 순간 베츠가 날 보고 웃고 있었다”면서 “스넬이 내려가는 것을 보고 기뻤다. 그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중요한 한방을 때려냈던 베츠도 “그는 위대한 피칭을 하고 있었다. 스넬이 내려가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우리가 필요로 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캐시 감독은 스넬의 교체에 대해 “베츠와 시거 등 강타자들을 3차례 만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고 항변했지만 스넬은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넬은 “교체에 굉장히 실망했다. 가능한 길게 던지고 싶었다. 타자들과 3번째 상대하더라도 내 자신을 믿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넬은 첫 번째 타석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피안타율이 0.140에 그치지만 2번째 타석에서 0.307, 3번째에는 0.304로 높다. 다만 이는 기록상일 뿐, 스넬은 이날 최고의 공을 던지고 있었다.

동료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케빈 키어마이어는 “기록과 상관없이 스넬의 경기였다”며 “강한 타구도 없었고, 아마도 스넬 최고의 투구였다. 더 던질 것으로 봤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던 탬파베이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의 투구 교체 미스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캐시 감독은 “결과적으로 (조기 교체)결정을 후회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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