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27달러, 코로나 사망자 시신 옮길 분 급구”…미국의 절규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 보안당국 관계자와 교정시설 수감자가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냉동 트레일러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시간당 27.2달러(약 3만382원)에 영안실 직원으로 일할 임시직원을 구합니다. 지원자는 100~400파운드(45~180kg)의 몸무게가 나가는 시신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야 합니다.’

미국 텍사스주(州)에 있는 엘 파소(El Paso)시 당국이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채용 공고다.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 의료 인력이 부족해져 급하게 자원자를 모집하는 것이다.

최대한의 개인보호장구를 제공하고, 위험수당도 오는 12월 30일까지 시간당 3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지역지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이 시는 지난주까진 교정시설 수감자를 동원했었다. 시급은 2달러였다. 늘어나는 코로나19 사망자를 감당할 수 없어 이동식 영안실로 옮기는 작업에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수감자들이 또 다른 감염원이 돼 교정시설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지적·비판이 비등해 일반 자원자 모집으로 방향을 튼 걸로 파악된다.

지난 17일에만 신규 확진자가 994명 발생, 총 7만6000명이 코로나19에 걸리는 등 엘 파소는 입원환자는커녕 사망자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의료체계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

엘 파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 이날 누적 확진자수가 1201만9960명으로 집계(존스홉킨스대 기준)되는 등 악화일로여서 의료 인력 부족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24개 병원 대표들은 미국병원협회(AHA)에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 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영안실 직원을 채용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올렸다. 시급 27.20달러를 지급하며 100~400파운드가 나가는 시신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엘파소 당국 홈페이지]

낸시 포스터 AHA 부회장은 “텍사스, 위스콘신, 일리노이, 미네소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에서 환자가 급증해 인력이 달린다”고 했다. 시골병원은 병상이 턱없이 부족해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NN에 따르면 시골병원으로 분류되는 병원 2000여곳 가운데 1300여곳은 병상이 25개 이하다. 50개 이하 병상을 갖춘 곳도 1700개라고 한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역사회 전체에 맹위를 떨치면서 주가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황폐화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아직까지도 경각심을 갖지 않는 시민이 많은 걸로 파악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9일 추수감사절(26일) 연휴기간 바이러스 전파를 우려해 여행자제를 강력히 권고했는데도, 여행을 떠나는 인파가 이어지는 정황과 숫자가 파악되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교통안전청(TSA) 자료를 인용, 지난 20일 미국 내 공항을 통해 여객기를 탄 승객이 101만9836명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3월 중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국을 강타한 이후 두번째로 많은 숫자라고 한다. CDC의 여행 자제 권고가 전혀 먹히지 않은 셈이다.

미 언론들은 항공교통의 허브로 불리는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이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등 각 공항으로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의 레이건 내셔널공항에서 코네티컷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다는 한 여행객은 “내가 감수해야 할 위험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가족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올해 추수감사절에는 작년 같은 때보다 여행객이 최소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행객 수는 여전히 약 5000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95%는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할 것으로 AAA는 예측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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