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내년 봄 北 식량·비료 지원 시사…“남북 연결된 생명 공동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6일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CPE)과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주최한 ‘제로헝거’ 혁신정책회의에서 “필요하다면 내년 봄이라도 식량과 비료 등을 통해 적시에 남북이 협력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이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예측가능한 남북 상호협력 추진체계를 수립하겠다며 사실상 내년 봄 북한에 식량과 비료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장관은 26일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CPE)과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주최한 ‘제로헝거 UN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두 번째 목표 혁신 정책회의’ 축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로 식량위기가 전세계적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은 물론 같은 민족이자 동포이며 수해·코로나19·제재라는 3중고 속에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에 처해있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임산부, 산모 등의 영양상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관심과 염려를 우리 정부 또한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내년 봄이라도 식량, 그리고 비료 등을 통해 적시에 남북이 협력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대북 식량·비료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 장관은 이 같은 구상의 배경으로 “한반도의 긴 역사 속에서 남북 주민들은 하나가 돼 살아왔고 지금도 서로에게 연결돼있는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라면서 “나아가 코로나19를 포함한 보건의료, 재해재난, 기후환경 분야 속에서 남북이 공동의 협력을 이룬다면 한반도는 더욱 안전하고 든든한 삶의 터전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1984년 남측 수해 때 구호물품을 지원한 일을 거론한 뒤 “수재 물자를 전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이 만났고, 멈춰진 직통전화가 가동됐으며 많은 남북대화가 열리기도 했었다”면서 “지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잠시 멈춰있지만 인도협력의 길에서 더 크게 열릴 수 있는 한반도 평화의 기회 또한 기대하면서 지속적으로 협력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계속해서 “이를 위해 보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상호협력 추진체계를 마련해보고자 한다”며 “일회성 방식에서 탈피해 연간 계획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협력의 틀을 만들고 인도협력사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추진 동력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WFP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 국회, 민간단체 등과 연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2030년까지 세계의 모든 기아를 종식하고자 하는 ‘제로헝거’ 비전에 공감과 연대를 표시한 뒤 “한반도에도 전쟁의 종식(Zero War), 핵의 종식(Zero Nuclear), 대립의 종식(Zero Confrontation)을 통해 평화와 번영이 깃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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