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로나 4차 확산 땐 국가채무 950조원대…재정중독+포퓰리즘에 재정위기 가속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때마다 정부와 정치권이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면서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정책의 키를 쥔 정부·여당의 재정의존증 심화에다 여야 정치권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결합돼 재정위기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올 4월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때에만 해도 전체 소요재원의 절반 정도를 기존예산 삭감 등을 통해 조달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나, 이후 재정여력이 소진되면서 소요액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에 3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내년도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당초 정부 예상치보다 최소 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이날 원내대표와 예결위 간사 회동에서 3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 백신 예산 등 7조5000억원을 증액하고 기존 예산에서 5조3000억원을 삭감해 내년 예산을 2조2000억원 순증키로 합의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거리두기가 강화될 때마다 정부가 재정으로 피해지원에 나서는 패턴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년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 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재난지원금 지급에 적극 나서면서 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조기에 잡히지 않아 내년에 4차, 5차 코로나 대유행이 나타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 피해지원을 위한 재정소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많다. 이럴 경우 국가채무가 올해 840조원대에서 내년에 950조원대를 넘어 100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내년에 세수가 부진한 반면 지출은 늘어나 재정적자가 109조7000억원에 이르고, 국가채무는 9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예산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예산 순증으로 2조원의 국채를 추가 발행할 경우 적자는 110조원대로, 국가채무는 947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에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4차 재난지원금이 추진될 경우 국가채무가 950조원대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부는 올 4월 전국민 대상 1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설 때에만 해도 전체 소요액 14조3000억원 중 절반 정도를 기존예산 삭감 등을 통해 조달함으로써 추가 적자액을 7조6000억원으로 최소화했다. 하지만 이후 끌어다 쓸 재정이 사실상 바닥나면서 2차 재난지원금 7조8000억원을 전액 국채발행으로 조달했다. 앞으로도 코로나 재확산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국채발행이 불가피하다.

미증유의 전염병 확산과 강제적인 영업제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소상공인 및 피해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피해 산업·업종 및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기존 예산의 삭감 등을 통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노력과 정치권의 보다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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