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직무정지’ 결의안 통과…다음은 탄핵안 표결

미 하원이 12일(현지시간) 수정헌법 25조에 근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정지 결의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 결의안에 응하지 않으면 미 하원은 탄핵안 표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하원이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직무 박탈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221표, 반대 205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하원의원 220표, 공화당 하원의원 1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국익에 최선이거나 헌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의회는 대통령 탄핵을 자제하고 정권이양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하는 규정이다.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찬동하면 발동된다. 만약 대통령이 직무정지를 거부하면 상·하원의 각각 3분의 2 이상 동의로 이를 강제할 수 있다.

지난 6일 초유의 의회 의사당 난입사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거론됐다.

미 민주당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먼저 처리하고,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직무 정지 결의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 절차로 넘어간다는 방침이다. 펜스 부통령이 반대 의사를 밝힘에 따라 탄핵 표결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일까지 임기를 불과 8일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재임중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됐으나, 최근 이런 움직임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가세하고 있어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일부가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존 캣코(뉴욕)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리즈 체니(와이오밍),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등이 탄핵안 찬성을 공개 선언했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발의에는 민주당 하원 의원 222명 중 최소 214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추안에는 지난 6일 5명의 사망자를 낸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오전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지지자 수천 명 앞에 나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선동해 자극받은 군중이 의회에 불법침입한 뒤 기물을 파괴하고 법집행 당국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토록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발의했다. 민주당은 25조 발동 결의안의 하원 본회의 표결을 시도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표결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 결의안이 통과되면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내 응답해야 한다면서 25조를 발동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12일 밤 25조 발동 촉구 결의안을 처리하고,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추안의 가결 정족수는 과반 찬성이다.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통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탄핵안이 상원 관문을 넘으려면 100석의 상원에서 3분의 2가 넘는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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