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신고서 공정위 접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따라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14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과 관련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공정위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8개 해외 경쟁당국에도 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기업결합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 등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지만 필요하다면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은 자료 보정 기간이 빠진 순수한 심사 기간으로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넘어설 수 있다.

심사 절차에 착수한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시행령에 따라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고 기업결합을 승인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회생하기 어려운 회사로 받아들여지려면 ▷자본잠식 상태에 상당 기간 놓여있어야 하고 ▷이 기업결합을 하지 않으면 회사의 생산설비가 활용되기 어려우며 ▷경쟁제한성이 적은 다른 기업결합이 성사되기 힘든 경우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1년 이후 2012년, 2016년, 2018년을 제외하고는 자본잠식 상태였고 지난해 상반기 말에는 자본잠식률이 56.3%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타 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가능성도 작다.

그러나 본 기업결합보다 경쟁제한성이 적은 M&A가 이뤄지기 어려운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기업결합이 결렬된 HDC현산이나 다른 회사를 일종의 대안으로 볼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대형항공사 M&A 관련 이슈와 쟁점’ 보고서에서 “HDC현산과의 협상 건을 ‘경쟁제한 우려가 적은 다른 대안’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EU, 중국, 일본 등 나머지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도 복병이다.

EU는 2011년 그리스 1·2위 항공사의 통합을 두고 그리스 항공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회사가 나오게 된다며 합병을 불허했다. 그리스발(發) 국제노선에는 경쟁제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국내 노선에서는 독점이 발생,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본 결과다. 2007년에도 라이언에어와 에어링구스의 합병을 불승인한 바 있다.

해외 당국 중 한 곳이라도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 M&A 자체가 깨진다.

공정위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심사에 속도를 내더라도 외국 심사가 늦어진다면 합병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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