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유독 쿠팡이 억울한 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일상을 모조리 바꿔놨다.

바이러스가 무서워 마음 놓고 외식을 하지 못하고, 주말 행사처럼 매주 치렀던 가족들의 마트·쇼핑몰 나들이는 2주나 한 달에 한 번 등으로 빈도가 줄었다. 대신 남녀노소 불문하고 배가 고프거나 필요한 게 생기면 휴대전화를 들어 앱(App)을 켠다. 언택트(Untact·비대면)로 모든 게 가능한 미래의 소비생활이 예상보다 10년 혹은 20년가량 빨리 찾아온 듯한 느낌이다.

덕분에 언택트 소비생활을 가능케 하는 e-커머스, 배달앱, 택배산업 등은 어느 때보다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내 매달 설비를 확충하고, 신규 인력을 모집한다. 이에 해당 업체는 분기마다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하며 외형이 갈수록 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투자계획을 접는 것은 물론, 인력 구조조정에다 심지어 사업을 그만두는 여타 업체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모든 일에는 명(明)과 암(暗)이 있듯, 사업이 급격히 팽창한다고 해서 좋은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쿠팡만 봐도 알 수 있다. 쿠팡은 지난해 거래액이 21조원을 돌파한 언택트 소비시대의 최고 수혜기업으로, 유통기업으로선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할 정도다. 하지만 쿠팡 사업의 총아인 물류센터에서 연이어 근로자 사망사고가 나와 매우 곤욕스러운 상황이다.

사실 물류센터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언택트산업의 눈부신 발전에 가려진 일종의 그늘과 같다. 배송물량이 늘어날수록 근무자가 처리해야 할 단위 시간당 업무는 증가해 업무 강도는 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상품 입출고와 화물차량 출입이 함께 이뤄지는 개방형 구조여서 냉난방설비를 갖추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에 여름에는 더위를, 겨울에는 추위를 견디며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쿠팡이라는 일개 기업을 비난한다고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늘어난 배송물량에 대응하려고 지난해에만 1만2500여명을 직고용하고, 5000억원의 기술설비 투자를 한 쿠팡 입장에선 화살받이가 되는 게 사실 억울할 수 있다. 경쟁사들은 보통 비용절감 차원에서 배송을 하청 업체에 일임해 해당 직원들의 업무 환경은 더 열악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됐던 쿠팡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핫팩 역시 일부 업체에선 새벽배송 시에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의 화살을 한 군데로 몰아주면 당장 안타까운 마음은 풀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은 되지 않는다. 물류 근로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쿠팡만 욕하고 끝낼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품 입출고와 화물차량 출입을 분리하는 등 물류센터의 구조 변경으로 근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지, 일용직 노동자에게 불리한 근로기준법 내용은 없는 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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