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행복한 시설 넘쳐난다…젊은 엄마·아빠의 희망 ‘세종’ [Re의 시대-인구 데드크로스 비상④ 공동체 회복(recovery) 필요]

세종시에 거주 중인 직장인 정찬우(41) 씨와 그의 딸. [정찬우 씨 제공]

“아이와 젊은 부부가 행복한 도시가 세종시의 데드크로스 극복 비결 아닐까요. 다양한 문화 공간과 깨끗한 거리, 곳곳에 위치한 어린이집과 대규모 놀이시설 등이 세종시의 매력입니다.”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에서 6살 딸과 5살 아들을 육아하는 직장인 정찬우(41)씨의 말이다. 그가 세종시에 정착한지도 벌써 4년이 흘렀다. 슬슬 불만이 쌓일법한 시간이지만, 그는 아직도 세종시의 삶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정씨는 지난해 ‘세종시 올해의 최고의 아빠’에 선정되기도 했다.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아지는 인구 ‘데드크로스’를 극복한 지역이 있다. 바로 세종시다. 2019년 세종시의 ‘조출생율’(인구 1000명당 출생아 비율)은 11.7명으로 전국 평균 5.9명의 두 배에 달한다. 인구증가율은 같은 해 8.41%로 전국 평균 0.5%보다 약 17배에 달한다.

인구 데드크로스를 극복한 비결을 찾기 위해 세종시로 갔다. 세종시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건물 꼭대기층을 통채로 쓰는 대규모 실내 놀이시설이었다. 놀이시설의 규모는 1150㎡에 달한다. 세종시에는 이같이 대규모 실내 놀이시설이 여럿 존재한다. 종류도 스포츠, 동물원, 오락 등 다양하다. 나성동에 위치한 실내 어린이 놀이시설의 규모는 5450㎡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금은 이용이 어렵지만, 실내 놀이시설은 어린이집과 더불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부모들의 ‘필수 코스’로 기억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실내 놀이시설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부모들이 커피 한잔을 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초등학교가 위치했고, 그 앞으로는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하천에 조성된 공원길로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으로 구성된 시립체육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정동에 위치한 가온행복어린이집을 방문했다. 아이들은 시린 손을 비벼가며,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실내에서는 동화책을 보거나 친구들과 블록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김미라 가온행복어린이집 원장은 “세종시는 부모님들이 매우 젊은 도시로 특히 아버지들의 육아 참여도가 높다” 고 말했다.

아름동에 위치한 서산부인과로 발길을 돌렸다. 작은 산부인과였지만, 20여 명의 산모가 로비를 메우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월 평균 60명의 산모가 출산을 하고 있다. 서정원 서산부인과 원장은 “정부청사 입지로 인해 많은 시민이 안정적인 공무원인 점도 출산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일자리 안정 및 육아에 상대적으로 최적화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떠나기 전 횡단보도 앞에서 만난 이하람(9) 군은 “엄마, 아빠랑 같이 공원을 걷고 놀이터로 놀러가는 게 제일 재밌다”고 말했다.

세종=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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