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덜 못해서…GDP 세계 톱10

지난해 우리 경제가 코로나19로 내외수 모두 충격을 받으면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충격 정도가 덜해 2년 만에 다시 세계 10대 경제국 진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1인당 경제 수준으로 계산하면 G7(주요 7개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앞지르면서 7위권 도약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의 특정부문 쏠림이 심하고, 특히 내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년대비 1%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인 1998년(-5.1%) 이후 처음으로 GDP가 줄어든 것이다. ▶관련기사 3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작년 경제규모가 퇴보할 정도로 코로나19 풍파를 온 몸으로 겪어야 했다. 민간소비는 2019년보다 5.0% 감소했으며 수출도 2.5% 줄었다. 경제의 양축인 내수와 수출 모두 치명타를 입으면서 2차 오일 쇼크 때였던 1980년(1.6%)과 1998년 이후 역대 세번째 역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작년 연간으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은 -3%대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아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그에 따른 민생 어려움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며 “최근 3차 확산세가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철저한 방역을 통해 하루빨리 코로나 확산세를 진정시키고 정상적 경제활동, 일상의 생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지출항목별로 정부소비가 증가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증가로 전환하였으나 민간소비와 수출은 감소로 전환됐다”며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 감소세가 축소됐으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감소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주체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지난해 민간과 정부가 각각 -2.0%포인트, 1.0%포인트로 나타났다. 정부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폭이 -2%로 확대됐을 거란 뜻이다.

성장률을 분기별로 보면 작년 4분기 GDP는 전기대비 1.1% 증가했다. 1·2분기 연속 GDP가 감소한 뒤 3분기부터 두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민간소비가 1분기에 이어 4분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의 경제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IMF 전망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명목 GDP(미달러 기준)는 1조5870억달러를 기록, 세계 10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보다 앞서 있던 브라질과 러시아를 제치고 2년 만에 다시 10위를 차지한 것이다.

국민들의 평균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000달러대를 기록, 전년보다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를 근소하게 앞서 있었던 이탈리아가 작년 10% 가량 성장률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인당 GNI가 이탈리아를 앞설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다. 서경원·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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