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X놀이’ 현실화되나…야구단 품는 정용진, SK와이번스는 ‘뒤숭숭’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25일 오후 갑작스럽게 발표된 매각설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매각 소식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SK 관계자는 25일 신세계 인수설과 관련해 “전혀 몰랐다. 그룹차원에서 움직이는 사안이기 때문에 구단에선 아는 바 없다”며 “외부 움직임과 상관 없이 해왔던 일들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계획 뿐이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구단 지분 100%를 가진 SK텔레콤이 전담하는 만큼 야구단에선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SK 와이번스는 지난 시즌 후 민경삼 신임 대표와 류선규 신임 단장,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2000년대 말 와이번스 전성기 멤버들을 주요 포스트에 전진배치, 2021 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던 터라 당혹스러운 상태다. 최근엔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을 영입하며 팀 전력 강화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신세계 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연합]

앞서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은 이날 오후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수 협의 과정을 공개했다. 양사는 매각 대금 규모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계와 체육계 안팎에선 2000억원대에서 매각 금액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오래 전부터 야구단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스포츠 애호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측은 야구단 인수로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구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과거 정 부회장이 “앞으로 유통업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았다. 온라인 쇼핑몰의 급부상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의 전통 모델 대신 ‘유통X놀이’의 결합에 방점을 맞춘 것. 실제로 정 부회장은 이마트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경기도 화성에서 대규모 테마파크를 조성 중이다.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할 경우 롯데 자이언츠와 ‘유통 공룡’ 간 라이벌 구도가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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