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우이혼’ 불편함이 자극적 상황으로 안되려면…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이혼 리얼리티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한 연예인이나 셀럽 부부가 다시 만나는 모습을 관찰하며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혼한 사람을 한 집에서 2박3일간 함께 지내게 하는 것은 뭔가 억지로 사람들을 마주하게 해 자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느낌을 준다.

여기서는 두 사람이 과거 이야기로 다퉈도 자극적 관심을 끌고, 재결합 분위기로 가도 눈길을 끈다. 시청률은 6~9%대로 꽤 높은 편이다.

“이런 걸 해도 될까” 하고 망설일때 과감하게 시도해버리는 제작진의 파격적인 기획력을 칭찬하고 싶지도 않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우이혼’은 이혼을 해도 아이들의 부모라는 점은 여전히 바뀌지않아 이혼후 대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등 약간의 성찰을 담는다. 아이가 없는 이하늘과 박유선의 경우처럼 이혼후 ‘적당한 거리두기’로 편안해진 관계의 케이스를 보여주는 것도 이 예능이 거두고 있는 성과다. 이혼부부들이 ‘평생 남남’으로 지내거나 ‘재결합’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외에도 ‘적당한 거리’가 서로를 위해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이혼’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한 사람의 입장을 조명해주면 다른 사람을 악인으로 만들 수 있는, 그래서 악플을 받은 사람에게 다시 해명할 기회를 줘야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한 사람이 착해지면 한 사람은 못된 사람이 될 수 있다. 추임새를 넣어 때로는 앞서가는 모습도 보여준 바 있는 신동엽과 김원희 등 MC진과 패널 김새롬이 각별히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제작진은 “진심을 다해 만남에 임하고 있는 만큼, 본인과 가족을 향한 도 넘은 악플과 비난, 추측성 댓글을 자제해달라”고 하지만, 유깻잎의 전남편인 최고기의 아버지는 “내 인생을 좌우하고 내가 헛되게 살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내 친구들한테 얼마나 공격을 받았는지 아나”라며 자신에게 쏟아진 악플을 힘들어했다.

아이돌 박세혁·김유민의 경우, 예고편부터 험난한 상황을 예고했다. 박세혁이 “장모님 성격이 세셔서… 집이 장모님 중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라며 처가살이의 혹독함을 토로하자, 김유민 어머니가 운전을 하며 화를 내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양 측의 입장을 균형감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자극적 상황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미세한 부분까지도 고려하지 못하면 자칫 자극과 심리적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하라는 뜻이다.

그들끼리 간직하게 둬야할 진심을 방송용으로 보여주면 시청자에게는 불편함 같은 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른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즐기는 행동)다. 이런 것도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영역(?)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우이혼’은 이런 불편함을 자극과 시청률의 도구로 삼지 않도록 하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최홍림이 자신에게 폭력 트라우마를 남기며 30년 의절한 친형과 만나게 만든 ‘아이콘택트‘나 집에 오면 남편이 다 벗고 누워서 노골적으로 부부관계를 요구한다는 댄스강사 박성희의 사연을 다룬 ‘애로부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문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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