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영업적자 보유주식 매도로 만회

국내 주식시장의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매각 수익이 악화된 보험영업 손실을 메우는 좋은 충전제가 되면서다.

28일 주식 투자자별 매매 동향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 3개월간 3조6963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22조129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3월19일 1457.64로 떨어졌다가, 지난 25일 3200을 돌파했다. 보험사들은 코스피지수가 급격한 우상향세를 탄 11월 이후 줄곧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자산운용에서 주식 자산을 늘려왔다. 2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0년10월말 생보사의 주식 자산은 41조9376억원에 달하며 2019년 10월의 37조5782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채권에 대부분을 투자하는 보험사들에게 주식은 주요 운용 전략이 아니다. 보험사 운용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전체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주가 변동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5%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장기 국채 위주의 운용 전략으로는 수익률을 방어하기 힘들다. 지난해 일부 보험사들은 적극적으로 채권 자산을 처분해 수익을 올렸지만, 금리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채권 매각은 손실을 가져온다. 게다가 수익을 실현할 만한 기존 채권을 다 팔아치우기도 했다. 생보사의 보험영업 손실은 지난해 9월말 17조6375억원에 달했다. 비록 전년 동기의 18조458억원에서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같은 기간 손보사의 영업손실도 3조1825억원을 기록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가 좋아지면서 보험사들이 주식을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섰다”면서 “보험사는 포트폴리오에 따라 주식 비중이 다 차면 리밸린싱(조정)을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줄어든 영업이익을 투자이익으로 메운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은 단기적 전략에 불과하다. 금리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보험사들로서는 주식을 장기로 보유하면 부담이 적지 않다.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적용하면 주식은 높은 위험계수가 책정돼 쌓아야 할 준비금이 더 늘어나 자본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만기가 없는 주식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하기도 어렵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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