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국서 반쿠데타 ’22222′ 시위…수백만명 거리로

미얀마의 반쿠데타 시위대가 22일 시위 중심지로 부상한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흘레단 사거리에 모여 군부를 규탄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한 지 4주째를 맞은 22일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벌어져 수백만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군사 정권이 전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인명 피해’까지 거론하면 유혈진입을 시사한 가운데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반군사정권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지 매체 및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찍부터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등 미얀마 전역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시위를 진압하려는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최근 4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명이 부상당해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앞서 지난 9일 시위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던 카인(20·여)이 19일 시위자 중 최초로 사망했다. 이어 군경은 20일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 등을 무차별적으로 쏴 최소 2명이 숨지가 30여명이 부상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같은 날 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민간 자경단 한 명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다. 양곤 등 주요 도시에서 군경이 시위 주동자들을 야간에 납치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주민들이 자경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21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날 밤 현재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 당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4명 중 3명은 시위 참가자들이고, 한 명은 자경단원이다.

만달레이에서는 1일 쿠데타 이후 시위대와 시민불복종 운동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군경의 폭력 진압이 최소 7차례 진행됐으며, 임신부를 포함해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군정은 또 시민불복종 운동 및 시위 참여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내렸던 6명 중 한 명인 배우 루 민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까지 569명이 군정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SNS에는 시위 중심지로 부상한 양곤 흘레단 사거리에서부터 주말 동안 2명이 군경 총격으로 숨진 만달레이, 북부 까친주 마노에서 최남단 꼬타웅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의 모습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SNS에 “수백만명이 거리로 나왔다. 가장 많은 군중이 평화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쿠데타 이후 의료진 등이 주축이 돼 조직된 ‘시민불복종운동’측은 주말 SNS를 통해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모든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총파업은 1988년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며 진행됐던 이른바 ’8888′ 시위를 모델로 삼았다.

’8888 시위’는 1988년 8월8일 당시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수 만명의 학생들이 절대권력을 휘두른 독재자 네윈 장군의 하야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인 것을 일컫는다.

2021년 2월 22일에 총파업을 통해 벌이는 쿠데타 규탄 시위라는 점에서, 2를 5개 붙여 ’22222 시위’로 불리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SNS에서는 ’2Fivegeneralstrike’(22222 총파업)이라는 해시태그도 붙었다.

이에 호응해 소규모 상점 및 영업장은 물론 미얀마 최대 소매업체인 시티마트와 태국의 대형 도매업체인 마크로 등도 하루 휴업 사실을 공지했다.

이에 대해 군정은 총파업 하루 전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AP통신은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가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2월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시위대는 국민들,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들을 ‘인명 피해’(loss of life)가 우려되는 대립의 길로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군정의 ‘인명 피해’라는 표현은 유혈 진압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경은 전날 밤부터 양곤 시내 각국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목 등을 포함해 주요 도로 곳곳과 교량을 막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해 문민정부에 힘이 실리자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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