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vs 위안화 ‘디지털 화폐’ 전쟁 예고…한국은 어디쯤? [불붙은 디지털 화폐 전쟁]

미국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인 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지냈고, 바이든 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에 오른 재닛 옐런의 입을 통해 CBDC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디지털 달러 추진에 대한 무게감이 더욱 실리고 있다.

▶中 추격에 초조해진 美=옐런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원격 컨퍼런스에서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디지털 달러는 결제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저렴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달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살펴보면 옐런의 이날 선언이 갑작스러운 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제 규모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전세계에서 CBDC 도입을 가장 적극적이면서 신속히 진행하고 있는 나라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추진을 놓고 디지털 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인 달러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단 분석도 나온 바도 있다.

이에 미국으로선 기축통화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더 이상 달러의 디지털화에 착수하지 않을 수 없을 뿐더러 비트코인 등을 중심으로 화폐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에도 영향을 받게 됐단 관측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지금까지 미국이 CBDC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달러라는 기축통화의 지위 때문”이라며 “하지만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로 국제화를 모색할 경우 통화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 연구소장(컴퓨터학 교수)은 “달러는 기축통화라 미국은 각국의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입장”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로 통화 패권에 도전하자 다급해진 모습이고, 우선적으로 미국이 중국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BDC 검토 7년차 들어간 中=중국은 지난 2014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에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설치하면서 본격 CBDC 추진에 돌입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말부터 작년 5월까지 상업은행이 참여하는 디지털 화폐 유통·결제에 대한 폐쇄식 테스트를 실시했고, 그해 8월에는 일부 시범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 발행 및 유통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작년 10월에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직접 5만명의 주민들에게 1인당 200위안씩 지급하는 등 시범 사용에 들어갔다. 12월엔 장쑤성 쑤저우에서 다시 디지털 위안화를 10만명의 주민에게 1인당 200위안씩 배포해 사용하도록 했다.

디지털 위안은 생활속 다양한 방식으로도 파고들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상하이 지하철역 자동발매기에는 다양한 간편결제와 함께 ‘디지털 위안’ 항목이 추가됐다. 상하이의 한 쇼핑몰은 지난달부터 디지털위안으로 음료를 결제하면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 춘제(설)에는 베이징에서 시범 운영했고,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사용할 계획이다.

▶韓 하반기 가상환경 테스트=우리나라도 중국보단 빠르지 않지만 CBDC 검토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CBDC 관련 전문인력 및 전담조직을 꾸린 가운데 분산원장 기술 적용 테스트를 통해 CBDC의 기술적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다음달 완료되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 하반기 중 가상환경에서의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한은은 “통화정책, 금융안정, 발권업무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관련 국제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 등 민간 디지털 화폐 이용 확산시 지급결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경원·한희라·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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