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열풍…“여성·교수·60년대생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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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내년 8월부터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여성 사외이사를 사실상 1명 이상 두는 것이 의무화 되면서 최근 재계는 여성 사외이사를 모시려는 영입 열풍이 한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올해는 여성이면서 교수 출신으로 1960년 이후 출생자를 지칭하는 ‘여·교·육(女敎六)’으로 함축되는 이들이 영입 1순위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곳 중 70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5% 정도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20% 정도까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1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성별로 구분해보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400명이 넘는 사외이사 중 여성은 35명(7.9%)에 그친 반면 남성은 406명(92.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00대 기업 내 사외이사 여성은 열 명 중 한 명꼴도 되지 않은 실정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70개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가 전무했다.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영입할 때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팽배하다는 의미가 강하다. 여성 사외이사 있는 30곳 중에서도 여성이 2명 이상 되는 곳은 단 4군데 밖에 되지 않았다.

지역난방공사(071320)는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숫자는 총 6명인데 이중 50%인 3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삼성전자(005930)와 한국전력(015760)(한전), 에스오일(S-Oil)도 여성 사외이사가 각 2명씩 활약 중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S-Oil은 사외이사 6명 중 2명(33.3%), 한전은 8명 중 2명(25%)이 여성 사외이사로 포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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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명이 넘는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55년생이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5년 단위별로 살펴보더라도 1955~1959년 출생자가 128명(29%)로 최다였다. 1960~1964년생은 120명(27.2%)으로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1950~1954년생 74명(16.8%), 1965~1969년 53명(12%) 순으로 나타났다. 1970~80년대 태어난 사외이사는 35명(7.9%)로 1950년 이전 출생자 31명(7%)보다 많았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1980년대에 출생한 사외이사도 두 명으로 파악됐다. 방수란 한전 비상임이사는 1987년생으로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최연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1980년대생은 정이수 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다.

1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사외이사들의 학력 등을 살펴보면 박사급만 해도 197명으로 44.7%에 달했다. 사외이사 둘 중 한 명은 박사 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포진되어 있는 셈이다. 또 소위 명문대로 지칭되는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 학부 대학을 나온 사외이사도 165명(37.4%)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에서도 서울대 출신은 106명이나 됐다. 대기업 사외이사 그룹에서도 서울대 출신을 선호하는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사외이사들의 핵심 경력을 구분해 보면 대학 총장과 교수 등 학계 출신이 184명(41.7%)으로 주류를 이뤘다. 뒤를 이어 CEO 등 재계 출신 99명(22.4%), 국세청·금융감독원원·공정거래위원회·관세청·감사원·지자체 공무원 등 행정계 출신이 84명(19%)으로 많았다.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은 54명(12.2%)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 중에서는 장·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출신도 30명이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제외하고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세 기관에서 공직 생활을 했던 이들 중에서도 25명 정도가 현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441명 중 155명(35.1%) 이상은 올해 3월 말 이전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내년 2022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50명 정도가 사외이사 임기만료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300명 정도 되는 사외이사 자리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35명을 살펴보면 1960년대 출생자는 21명으로 60%를 차지했고, 1970~80년대생은 9명(25.7%)으로 나타났다. 1960년 이후 출생자가 85%를 넘어섰다. 교수 이력을 가진 학자 출신도 2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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