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연예인 학폭 문제 접근법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연예계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시끄럽다. 지수, 박혜수, 조병규, 최예빈, 김동희, 김소혜 등 배우들과 이나은, 차웅기, 현아, 기현, 츄, 현진, 선우, 수진, 민규, 진달래, 요아리 등 가수들이 연일 학폭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온라인 상에는 연예인의 과거 학폭을 폭로하는 피해자의 글이 올라오며 날 선 공방이 이어진다. 해당 연예인과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폭로가 올라오면, 이를 반박하는 다른 동창생의 목격담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매우 어지러운 상황이다.

배우 지수와 스트레이키즈 현진, ‘미스트롯2’의 진달래 처럼 사실을 인정하고 빨리 사과한 경우도 있지만 박혜수, 조병규처럼 반전이 되며 흘러가기도 하는 등 애매한 상황도 있다. 해당사실을 부인하고, 소속사와 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경우도 많다.

학폭 증거와 정황이 확실한 경우, 가해 연예인이 버젓이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자와의 소통 역시 뒤따라야 한다. 이처럼 학폭의 심각성과 경각심을 높이는 행위로서의 폭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고고 시절 등 10년이 지난 사건도 많아 사실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법적 확인 절차를 밟는 데에는 시일이 소요되며, 법적으로 해결하다가는 지리한 공방만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방송 제작 자체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학폭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국은 해당 연예인을 포기할지, 그냥 안고갈지 선택해야한다. 둘 다 만만치 않은 의사표현이다. 그냥 안고가면 문제가 없는 것이고, 배제시키면 학폭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드라마 PD들과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캐스팅을 할까요? 중고교에 가서 학적부를 떼어보고, 당시 친구들을 만나 인터뷰도 하고 담임선생님을 만나 면담도 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한다.

혹시라도 방송이 중단된다면 드라마 제작사는 제작비와 해외 판권 등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안게된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학폭 연예인의 하차로 끝날 수 있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이 학폭 논란에 휩싸이면 문제가 매우 복잡하다. 사전 제작되는 드라마도 많다.

그 곳은 200여명의 스태프들이 일하는 삶의 터전이다. 이들에게도 큰 피해가 가게 된다. 해외에도 방송되는 한국 드라마의 제작이 이런 식으로 하이 리스크 사업이 되어서는 안된다. 드라마 제작과 방송 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혜를 짜내야 한다.

차제에 배우 개인의 사회적 물의로 드라마에 피해를 끼쳤을 경우 위약금 조항을 작품 계약서나 서약서에 지금보다 훨씬 더 상세하게 기입하고, 연예인 학폭 대책위원회도 만들어, 해당연예인, 피해자, 방송국, 제작사의 입장을 다각도로 들어보는 일도 필요해 보인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