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SK 합의금, 지분·로열티도 가능…코나 리콜엔 안 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5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의 의견서 전문을 공개했다. 김현일 기자.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의 합의금 배상 방식에 대해 “현금 일시납부터 지분 제공, 수년 간의 로열티 제공 등 모든 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지난 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 이후 SK이노베이션 측에 협상 재개를 건의했지만 어떠한 반응이나 제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의 의견서가 공개된 5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ITC 최종 결정이 공개된 만큼 SK가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승세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합의금 액수가 조 단위 차이 난다”며 “SK가 진정성 있는 제안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온다면 방식에 대해선 유연하게 협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한 번에 현금으로 받는 방법’과 ‘지분 형태로 받는 방법’, ‘매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년에 걸쳐 로열티로 받는 방법’ 등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이 일부 인수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LG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게 될 합의금을 현대차 코나 전기차(EV) 리콜 비용으로 쓸 수 있다는 업계 전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장승세 전무는 “만약 그런 의도가 있다면 SK의 합의금 전액을 일시금으로 받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지분 인수나 로열티 보상 방식 등을 재차 언급했다.

다만 합의금 액수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장 전무는 “미국 연방비밀보호법이 규정한 ‘기술탈취에 대한 손해배상 산정기준’에 따라 지난해부터 협상을 제안했고, 향후에도 이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 따르면 미 연방비밀보호법은 ▷경쟁사 기술탈취로 입게 된 과거의 손해 ▷해당 기술 이용으로 미래에 입게 될 손해 등을 포함해 ▷악의적·노골적 기술탈취 행위 있을 시 징벌적 손해배상(최대 200%) ▷변호사 비용 포함 관련 비용까지 청구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근거로 2조5000억원~3조원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원 수준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날 “ITC가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ITC가 2년간 조사하고 여러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해 내린 결과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웅재 법무실장은 “LG는 10년간 연구개발(R&D)에 5조3000억원을 투자했고, 시설투자 포함하면 20조원에 육박한다”며 “SK는 영업비밀을 탈취해 R&D 비용을 최소 5조3000억원 절감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등 기타 지역에서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선 “SK이노베이션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LG그룹 여의도 트윈타워(위)와 SK그룹 종로 서린빌딩. [LG, SK 제공]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전기차 산업에 미칠 ‘공익성’을 고려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ITC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전무는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각각 4년과 2년의 수입금지 유예기간이 내려졌고, 이는 다른 회사 배터리로 바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공익성까지 심도 있게 고려해 나온 결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SK의 배터리 사업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재차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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