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한 번꼴 추경, 나랏빚 1000조원 시대 온다 [위기의 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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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코로나19 사태이후 3개월마다 한 번꼴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나랏빚이 사상 최고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불어날 경우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빚은 관성이 있어 일단 부풀어 오르면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8일 기획재정부가 올해 1차 추경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 재정 총량 효과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846조9000억원)와 비교해 119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앞으로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추경을 몇 번 더 편성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국가채무 증가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다. 올해 34조1000억원 이상 빚을 더 내면 ‘나랏빚 1000조원 시대’가 연내 도래한다. 여기에 내년 이후에도 국가채무는 줄어들지 않고 매년 120조∼130조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내년 국가채무를 올해보다 125조3000억원 증가한 1091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국가채무비율도 2019년 말 37.7%에서 2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상태로 연내 국가채무비율 50%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다 코로나 피해 업종을 위한 손실보상법 법제화로 몇 차례 더 추경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국가채무비율이 2024년에는 58.6%에 달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작년 10월 재정준칙을 도입하면서 2025년부터 채무비율을 60% 이내에서 관리하기로 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국제 기준으로는 이미 작년 말 50%에 육박했다는 견해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중앙정부와지방정부 채무를 합한 D1 기준의 국가채무비율이 통용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국가 간 비교를 위해 활용하는 D2(D1+비영리공공기관 부채) 기준으로는 작년 말 이미 48%를 넘었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채무비율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현재 속도라면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데 2∼3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한데 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는 재정은 포퓰리즘이 아닌 꼭 필요한 경우에만 동원해야 하며 코로나 이후 정상 경제에서 어떻게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것인지 정부와 정치권이 명확한 로드맵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들은 재정건전성 악화가 국 가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처럼 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높은 상황이 몇 년만 지속돼도 국가채무비율 60%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부채 증가 속도로는 국가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적자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실종된 재정준칙 도입 논의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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