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부동산 ‘영끌’에 대출규제 강화…집값 과열 양상으로

[Adobe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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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저금리 장기화에 신규 공급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주택 시장이 가파른 가격 상승세다.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의 주택 수요 증가, 코로나19로 넓은 집 선호 현상 확산에 연기금 등 수익에 목마른 기관들도 투자에 나서면서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반등과 심사 기준까지 강화되면서 이 대출 대란 조짐까지 감지된다.

5일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월 거래된 미 기존주택 중간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1% 오른 30만3900달러(약 3억4000만원)로 매매가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중간가격은 31만3000달러(약 3억5000만원)로 작년 2월보다 15.8% 급등했다. 거의 미국 전 지역에서 전년 대비 두자릿수대 가격 상승률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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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주택가격지수도 지난 1월 11.2% 올라 2006년 2월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도 지난 1월 연간 주택가격이 12% 올라 1991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이 거의 모든 곳에서 오르고 있다”며 경기회복의 초기 단계에서 이렇게 빨리, 큰 폭으로 집값이 반등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NAR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주택매물은 103만채로 1982년 이후 가장 적었다. 미국의 한 부동산개발회사가 텍사스 한 지역에 124채의 집을 지어 통째로 경매에 부쳤는데, 온라인 부동산 투자 플랫폼 업체인 펀드라이즈가 3200만 달러를 내고 사들였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 번즈는 “매물로 팔리는 상위 부동산 5채 중 1채엔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며 “수익을 노린 자본과 집을 사려는 젊은 수요가 겹쳐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도가 낮은 일반 가구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은행들의 모기지 태도 지수가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모기지 중 70%가 신용점수 최소 760점 이상인 대출자에게 돌아갔으며 이 비중은 전년대비 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모기지 신청자의 평균 신용등급 역시 작년말 786점으로 2019년말 770점에서 상승했다.

NAR의 로렌스 윤 박사는 “모기지 대출을 받는게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더 경쟁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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