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월가 은행들, 잇따라 경제 전망 ‘낙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월가의 주요 은행들이 올 1분기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금융사들은 잇따라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1분기 순수익이 전년동기대비 5배 수준인 143억달러(약16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역시 14% 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같은 기간 순이익 68억4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를 올렸다.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보다 5배 급증한 수준이다. 매출은 177억달러(약 19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의 2배가 넘었다. 웰스파고 역시 전년 동기대비 7배 이상 증가한 47억4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미 경제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과 함께 대규모 부양자금으로 주머니를 채운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는데다, 기업들도 신사업과 설비 확충 등에 투자를 진행 확대하고 있는 만큼 가파른 확장국면이 현실화할 것이란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익이 급증하면서 월가가 매우 들뜬 분위기 속에 경제 호황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M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소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면서 경제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는 다년간 강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과 인프라 지출,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지원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 회복의 온기가 일부 금융사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사의 경우 정부의 연준의 매입프로그램 등 공격적인 지원책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을 방어했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아직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 자영업자연합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3%가 향후 6개월간 영업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NYT는 전문가를 인용, “경제 전반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르지 못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balm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