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장에도 NFT 상륙…K팝도 가능할까

저스틴 블라우 NFT 앨범 발매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래미상을 받은 미국 록밴드 킹스 오브 리온은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의 스트리밍 플랫폼 ‘옐로우 하트’를 통해 NFT 신작 앨범을 출시했다. 앨범 한 장 가격은 50달러. 2주간 200만 달러(22억 3300만 원)의 수익을 거뒀다.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가 새 활로를 열고 있다. 팬데믹으로 대면 공연이 꽉 막힌 음악인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되리라는 기대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3월 중순까지 음악 사업과 관련해 2만9800개가 넘는 NFT가 판매됐고, 음악가들이 NFT 관련 자산 판매로 얻은 수익은 무려 4250만 달러(약 482억원·음악기술 연구가 체리 후 집계)에 달한다.

올해만 해도 팝스타 위켄드, DJ 저스틴 블라우(3LAU)는 미공개 음악이 포함된 앨범을 NFT를 적용해 판매했고, 데드마우스(deadmau5)는 MD를 선보였다. 수익은 천차만별이다. 저스틴 블라우는 1700만 달러(약 193억원), 위켄드는 229만 달러(약 25억 5400만원)의 수익을 냈다. 데드마우스는 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디이어 NFT 앨범 [UDCY 제공]

국내에선 알앤비 뮤지션 디이어(d2ear)가 최근 NFT를 적용해 한정판 앨범을 선보였다. 아시아 최초의 시도다. 소속사 UDCY의 김동현 매니저는 “감상의 기능이 스트리밍 형태로 넘어간 시대에 CD나 LP처럼 디지털 콘텐츠에도 소장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기획하게 됐다”며 “기존의 소장형 재화에서 벗어나 NFT를 통해 위·변조가 불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군이 또 하나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충성도와 결속력 강한 팬덤이 지배하는 K팝 업계에도 NFT를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팝은 아티스트와 팬덤의 밀접한 관계를 요하는 장르인 만큼, NFT가 새로운 방식의 관계 맺기를 제공할 수 있다. 저스틴 블라우의 경우 낙찰받은 사람에게 앨범 제작 참여 기획, 아티스트와 교류할 기회(화상 통화, 백스테이지 투어 등등) 제공했다.

또한 K팝의 새 화두가 된 메타버스나 팬플랫폼이 NFT와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강력한 팬덤의 K팝 그룹의 아바타나 캐릭터에 NFT를 적용하거나 팬덤의 증표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탓에, 다수 팬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투기성 거래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음악계에선 “팬덤이 강력한 아티스트는 NFT가 새로운 수익이 되겠지만, 도리어 빈익빈 부익부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시작 단계인 만큼 대중음악계에서 NFT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대중음악은 미술과 같은 예술 분야와 달리 더 많은 사람이 들어야 가치가 올라가고 그것에 대한 지위를 얻을 수 있는데, NFT는 물질성이 없어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그러나 “현재로선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고가에 거래되고 있으나, 시장의 자정작용으로 안정화가 이뤄지면 음악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NFT 음반도 한정판 CD나 LP처럼 자산으로 거래될 수 있으니, 현대화된 새로운 앨범의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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