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1년3개월 총리 임기 마치고 대권 도전 시동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후 469일만인 16일 이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대권 도전에 나선다. ‘노랑색 민방위복’을 던져버리고 ‘파란색’ 더불어민주당 당복을 입고 내년 대권 레이스에 뛰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1월14일 취임한 정 총리의 재임시간은 ‘코로나19와 전쟁’으로 요약된다. 취임후 일주일만에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지난 1년간 하루의 휴일도 없이 오로지 코로나 대응에 매진했다. 총리로는 처음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아 이날까지 244번의 회의를 주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노란색 민방위복을 던져버리는 것은 더이상 주저할 수 없다는 긴박감 때문으로 보여진다. 1950년생인 정 총리에게는 내년 대권도전이 정치인으로 마지막 승부이다. 정 총리는 6선 국회의원, 산업자원부 장관, 국회의장 등을 역임해 대통령만 빼고는 다 해본 셈이다.

당초 정 총리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 내각을 통솔하면서 통합·화합, 경제 활력제고에 매진하기 위해 총리직을 수락했다. 정 총리는 정계 입문 전 1978년 쌍용그룹 공채로 입사, 종합상사 해외주재원 등을 거쳐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한 경제통이다. 정 총리의 경제철학은 ‘99%를 위한 분수경제’다. 분수경제는 상위 1%보다는 99%인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 등 경제의 하부층에 실질적인 혜택을 통해 그 효과가 분수처럼 위로 솟구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정치권 갈등뿐만 아니라 노사 문제 등 다양한 사회 갈등 해소에도 관심이 많다. 정 총리가 국회의장 재임 시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청소노동자를 ‘용역’에서 ‘직접 고용’으로 관철한 일화는 유명하다.

연장선으로 총리 취임후 사회통합협 대화모델로 매주 목요일 오후 서울총리공관에서 41차례 ‘목요대화’를 열었다. 목요대화는 각계 인사와 각종 현안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로 코로나19 극복 방안부터 주요 국정과제, 갈등 현안 등이 두루 다뤄졌고 논의 내용 일부는 정책에도 반영됐다. 정 총리는 목요대화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여야 정치인들을 초청하지 못했던 점과 목요대화를 겸해 주재했던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합의문 서명 직전 민주노총 불참으로 합의가 무산된 것 등을 꼽았다.

정 총리는 지난해 11월 11일 취임 300일 간담회에서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 당선인을 선택한 시대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바로 통합과 포용이 아닌가 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총리가 분석한 ‘바이든 시대정신’과 정 총리가 그동안 거론해온 정치적 지향점 사이에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정 총리가 바이든을 내세워 중도층을 공략해 미래지향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로 대권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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