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원유 공급 우려 완화 하락…WTI 0.9%↓ [인더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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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한 기자] 국제유가가 원유 공급 우려가 다소 해소된데다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64달러(0.88%) 하락한 배럴당 71.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WTI 가격은 이번 주 3.23%가량 올랐다.

유가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전날 WTI 가격은 7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0.33달러(0.44%) 내린 배럴당 75.3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니산트 부샨 원유 시장 애널리스트는 “허리케인 아이다로 폐쇄됐던 원유 생산 설비들이 복구되고 있다”며 “그에 따라 정제 수요가 점차 충족되면서 이전 가격 프리미엄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유가가 공급 차질과 재고 감소로 크게 올랐으나 이제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다시 돌아오면서 유가가 예상대로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장비수는 10개가 늘어난 411개를 기록했다.

지난주 7개가 늘어난 데 이어 추가로 늘어나면서 멕시코만 설비가 빠르게 재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부샨 애널리스트는 “공급이 강화된 데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 회복이 일부 둔화하면서 유가가 허리케인 시즌에 올랐던 부문을 되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예상보다 부진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통상 경제지표가 부진하면 경기 회복세가 약화했다는 신호로 읽혀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9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71.0을 기록해 전달 확정치인 70.3을 소폭 웃돌았다.

다만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예상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2.0을 밑돌았을 뿐만 아니라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기록한 저점 71.8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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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은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매판매 호조로 촉발된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거듭되면서 주간 단위로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5.30달러(0.3%) 하락한 온스당 1751.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단위로도 2.3% 하락하면서 5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8월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인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화가 가파른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직격탄이 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전날 금 가격 하락 폭은 지난 8월 6일에 2.5% 하락한 이후 약 6주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다음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로 돌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8% 감소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날도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전날 종가 대비 4bp 이상 상승한 1.37%에 호가되는 등 FOMC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금가격을 압박했다. 리베르타스 자산운용의 대표인 아담 쿠스는 매주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최근의 것은 미국 소매 판매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긍정적이고 매파적인 경제지표는 금이나 채권에 좋은 징조가 될 것 같지 않다”면서 조만간 연준의 테이퍼링 일정도 기정사실로 굳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톤X의 분석가인 로나 오코넬은 “모든 사람들이 연준을 매파로 보고 있다”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쟁이 진행중이지만 ( 진입점을 찾을 수 있는) 40달러나 하락한 이후 (금가격은 )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경제 전망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FOMC가 진짜로 매파적으로 변했다면 선반영돼 왔더라도 금가격은 또 한차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제프리 헬리는 숏커버에 따른 금가격 반등은 부실해 보이며 “달러화가 견조한 상태에 있어 금가격은 또 다시 1750달러 테스트를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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