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속 숨겨진 비밀
뱃살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도 옛말. 요즘 복부비만은 ‘성인병의 원흉’으로 꼽힌다. 여름이 다가오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면 나온 배만큼 고민은 더 깊어진다. 배가 나온 것은 단순 비만일 수도 있지만 질환의 씨앗일 수도 있다. 복부비만은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출혈, 뇌졸중 등 심혈관 계통의 장애나 당뇨의 원인이 된다. 또 변비나 자궁근종, 내장비만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의심해볼 수 있다.
▶나는 복부비만일까 = 남성의 경우 엉덩이 대 허리 비율이 0.9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분류하고, 살은 쪘지만 엉덩이와 비교했을 때 비율이 1 미만일 때에는 ‘말초성 비만’이라고 한다. 여성의 경우 0.85가 기준이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비만클리닉 교수는 “이와는 별도로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0㎝ 이상이면 대사 합병증이 발생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복부가 굵어지는 원인은 세 군데의 지방 때문이다. 내장지방이라 불리는 복강 내 지방, 근육층 사이사이의 지방, 그리고 피부 밑의 피하지방이다. 문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피하지방이다. 남성은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많아 운동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여성은 피하지방이 많아 운동으로 살이 빠지는 속도가 더디다. 단, 살이 찐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방일수록 다이어트 효과가 빠르고 재발 위험이 적다.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식사 습관이다. 특히 복부비만은 과식이나 폭식ㆍ결식 등의 식습관과 고칼로리 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 위주의 섭취로 나타난다.
▶뱃살, 비만 넘어선 질환일 수도=과도한 뱃살은 질환의 징조일 수도 있다. 가장 보편적인 질환이 ‘변비’다. 변비는 일반적으로 장의 운동 능력 저하뿐 아니라 체질적인 특성과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나타난다. 여성호르몬이 장의 움직임을 막아 남성보다 여성이 4배 이상 변비에 많이 걸린다. 지나친 다이어트와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변비를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여성의 경우 단순한 복부비만인 줄 알았다가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등의 진단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난소낭종은 난소에 물혹이 생긴 것을 말한다. 윤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