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애프터스쿨과 손담비의 짧은 오프닝 공연 이후 무려 25분이나 흘러 푸시캣돌스가 등장했다. 하지만 시간 지연보다 10만원 이상의 큰돈을 내고 공연장을 찾은 팬들을 무시한 무성의한 공연 내용이었다. 푸시캣돌스는 무대 위의 퍼포먼스로 유명한 그룹. 그들의 파워댄스에 스탠딩석이 어울리는 건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작은 무대 사이즈는 스탠딩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엉성한 무대 구조로 코앞에 무대를 두고도 전광판으로만 공연을 봐야 하는 관객들이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멤버 중 제시카 수타는 갈비뼈 부상으로 불참하고, 멜로디 숀턴마저 공연 도중 “무릎 부상으로 공연을 할 수 없다”고 빠져버렸다. 그나마 리더인 니콜 셰르징어를 비롯한 나머지 두 멤버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섭섭함을 삭였지만 팬들은 씁쓸함을 감추지는 않았다.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 이성은(28) 씨는 “관객들은 무대에 서 있는 가수의 네임 밸류뿐만 아니라 무대라든가 전체적인 공연 진행에 입장료를 지불한다. 오로지 가수의 네임 브랜드에만 의지해 수준 낮은 준비를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조민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