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출 위협 인플레 등 우려
최근 몇달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휘발유 값이 크게 올라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휘발유값이 크게 떨어져 가계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됐었지만 몇달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휘발유값 부담이 덜어진지 겨우 몇 달만에 싼 값의 휘발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갤런당 2.62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는 작년말에 갤런당 1.62달러에 비하면 가격으로는 1달러, 상승률로는 62% 정도 오른 것이다. 특히 실업률이 12.9%로 미국내 최고인 미시간주 같이 경기침체로 곤란을 겪고 있는 중서부 지역이 고유가 타격을 더 받고 있다. 미시간주의 휘발유 평균값은 갤런당 2.93달러에 이르고 있다. 휘발유 값 상승은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가 작년말 배럴당 44.60달러에서 현재는 배럴당 70달러 정도로 56% 가량 오른데 따른 것이다.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미 달러화 가치 하락, 산유국의 공급 축소 속에 투자금이 원유 등 원자재에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유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휘발유 값 지출 부담을 늘려 의류나 전자제품 등 완만한 경기회복에 필요한 소비지출을 줄이도록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기도 했던 작년 여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소비위축과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는 휘발유값 상승이 모든 사람에게 타격이 되고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휘발유 값 상승에 따른 부담 증가분이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근로자들이 올해 받게 되는 감세 혜택에서 400~500달러를 상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정보 서비스의 톰 클로자 수석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주유하는데 쓴 돈이 작년 여름 하루 15억달러에 달했다가 올해 1월에는 유가 급락과 함께 6억달러로 줄었지만 지금은 다시 1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