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 기아차가 선전하며 미국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디트로이트의 고통으로부터 이득을 보는 작은 자동차회사들’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대형 자동차회사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한국과 독일의 자동차회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경계했다. 현대와 기아차는 두 브랜드의 미국 시장 판매를 합쳤을 때 일본 닛산과 같은 7.3%까지 올라섰다. 닛산은 GM, 도요타, 포드, 혼다, 크라이슬러에 이어 미국 내 판매 6위를 자랑한다. 현대, 기아차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5%였다. 현대와 기아차의 약진은 40년 전 일본의 신생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팔기 시작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당시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일본자동차업체를 무시했지만, 오늘날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은 미국자동차 시장의 무려 40%를 차지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자동차회사들이 자동차 업계의 불황을 이용하기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2년 전에 비해 40%나 줄어들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수 백 만대를 판매할 필요가 없는 작은 회사들에게는 기회가 됐고,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는 자동차의 품질에 더 관심을 두게 됐다는 것이다. 자동차산업 통계를 추적하는 오토데이터의 대표 론 피넬리는 “일자리에서 밀려나서 패스트푸드를 먹고 집에서 리얼리티 TV를 보는 보통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생산한 어떤 브랜드 자동차인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는 새 자동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1년 이내에 실직할 경우 차를 되사주는 바이백 마케팅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또 현대 제네시스는 2009년 디트로이트 자동차쇼에서 올해 북아메리카차로 선정되면서 이미지가 매우 좋아졌다. 독일 자동차업체인 폴크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도 올해 시장점유율을 늘렸으며, 한국과 유럽 자동차메이커들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올해 전년보다 3% 포인트 이상 오른 15.7%를 기록했다. 한국과 유럽차의 시장점유율은 포드보다 크고, 도요타를 바짝 뒤쫓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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